[부산/경남]"통일꿈 안고 국토 누비고 싶어요"

  • 입력 2000년 12월 16일 00시 24분


코멘트
“우리가 직접 만든 차로 통일의 염원을 안고 전국을 누비려고 하는데 운행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기상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울산대 동아리인 ‘자동차연구회’ 소속 학생들이 1년 동안 만든 자동차로 오는 30일부터 4일간 ‘통일기원 전국일주’를 할 계획이나 울산시로부터 임시운행허가를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자동차공학과 학생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타고 갈 차는 지난달 3일 영남대에서 열린 ‘제5회 전국 대학생 자작(自作) 자동차대회’에서 최고 속도상을 수상한 것으로 폭 1.4m 길이 2.35m.125㏄ 오토바이 엔진에 폐차처리된 경차의 각종 부품을 이용해 조립했으며 엔진출력을 높이기 위해 무게를 일반 경차(900㎏)의 5분의 1인 180㎏으로 줄여 최고 시속 80㎞까지 달릴 수 있도록 제작됐다.이들 학생은 1종 보통운전면허증을 가진 학생 5명이 교대로 시속 40㎞로 국도로 운행하며 고장수리와 안전을 담당할 학생 10명도 승합차를 타고 뒤따를 예정이다. 운행일정은 30일 울산을 출발해 대전을 거쳐 31일 임진각에 도착한 뒤 내년 1월1일 다시 임진각을 떠나 땅끝마을에 도착하고 다음날 울산으로 되돌아 오는 것으로 짜여 있다. 이들은 “임시 운행허가만 받으면 순찰차로 에스코트를 해줄 수 있다”는 경찰의 답변을 듣고 최근 울산시에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학생들이 만든 차는 자동차관리법 제29조에 정한 안전구조에 적합하지 않다”며 “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를 운행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자동차연구회 회장인 임구씨(24·울산대 자동차공학과 1년)는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차량이지만 안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모처럼 젊은이들의 기상을 펼치려고 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