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귀국 안정환 "伊축구 자신감 최대 수확"

  • 입력 2000년 12월 14일 22시 56분


“이탈리아 진출은 내게 너무 좋은 기회였다.”

20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친선 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귀국한 안정환(24·이탈리아 페루자·사진)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선 벤치를 지키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내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회색 바지에 회색 파카를 입고 검정 모자를 쓴 캐주얼한 차림으로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안정환은 얼굴살이 많이 빠져 보였지만 한층 성숙된 모습이었다. 안정환은 당초 한일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페루자가 전격적으로 대표팀 합류를 허가해 귀국했다. 안정환은 서울에서 하룻밤을 묵고 15일 울산으로 내려가 대표팀에 합류한다.

다음은 안정환과의 일문일답.

―요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직 적응단계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분히 적응해 나간다면 곧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코스미 감독도 세리에 A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와도 적응에 시간이 걸리니 여유를 가지라며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있어 마음이 편하다.”

―이탈리아에서 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쉴새없이 흐르는 빠른 템포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연습경기 한 게임이 한국에서 프로 3경기를 뛰는 것 같았다. 한 경기 하면 3∼4㎏이 빠진다. 또 수비가 너무 거칠고 탄탄해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도 웬만해선 치고 들어갈 수가 없다.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으로 승부를 건다.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했다.”

―이탈리아에 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또 세계 최고의 수비를 접하다 보니 태클이 많이 늘었다.” 이탈리아에 간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나.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TV를 보거나 게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내 시야가 크게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이탈리아에서 꼭 성공해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엔 지장이 없는가. “요즘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있다. 안부 정도는 물을 수 있다. 훈련과 게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꺾고 한국에 축구열기를 되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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