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흑인 쿼터백 컬페퍼 ‘부활의 노래’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8시 44분


요즘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엔 온통 ‘거인 쿼터백’ 돈트 컬페퍼(23·미네소타 바이킹스) 얘기뿐이다.

프로 2년차 흑인 쿼터백인 그가 ‘백인들의 전유물’인 쿼터백에서 ‘역대 최고’란 찬사를 들으며 그라운드를 수놓고 있기 때문이다.

1m93, 120㎏의 거구임에도 40야드(약 36.5m)를 4.42초에 주파하고 정확한 패싱력에 수읽기에도 탁월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184㎏으로 벤치프레스를, 226㎏으로 스쿼트(바벨을 메고 앉았다 일어서기 운동)하는 괴력의 그는 웬만한 색엔 끄떡도 하지 않고 수비수들이 자신을 향해 벌떼처럼 달려드는 가운데도 정확하게 패스를 해낸다.

컬페퍼란 걸출한 쿼터백을 등에 업은 미네소타는 11승3패로 일찌감치 NFC 중부지구 정상에 올라 사상 첫 슈퍼볼 패권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1순위로 미네소타에 둥지를 튼 그는 센트럴플로리다대시절 73.6%의 패스성공률을 보인 유망주. 데니스 그린 감독이 엄청난 체구에 ‘냉정한’ 플레이를 하는 그를 뽑기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하지만 지난시즌 잦은 실수와 이렇다할 활약을 못해 ‘실패한 선택’이란 평가를 들으며 주로 벤치를 지켜야 했다.

그러나 그린 감독은 프로 13년차 노장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부비 브리스터를 영입, 컬페퍼를 훈련시켰다. 또 NFL 최고의 와이드리시버인 랜디 모스, 크리스 카터와 호흡을 맞추게 해 패싱플레이를 익히게 했다. 타고난 자질에 다양한 훈련은 받은 컬페퍼는 곧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시즌 전게임에 출전, 약 64%의 패스성공률을 보이며 3505야드 전진을 이끌며 29개의 터치다운패스를 연결, 팀에 새바람을 불어 넣은 것.

무장강도로 16세에 옥에 갇힌 ‘철없는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단 하루만에 입양돼 양어머니밑에서 자랐다. 보통 이같은 상황이면 지레 인생을 포기하는게 다반사인데 그는 자신이 클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그는 “내가 아버지 밑에서 자랐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라며 힘든 어린시절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컬페퍼는 “나는 최고를 꿈꾼다. 기필코 슈퍼볼을 거머쥐어 최고임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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