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체감온도 "환란때보다 더 춥다"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34분


‘빅5’를 제외한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이 외환위기로 주가가 최저점을 기록했을 때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폭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5일 교보증권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제외한 상장주식의 1일 현재 시가총액은 93조3946억원으로 98년 6월16일보다 20.4%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자나 감자 등으로 인한 주가변동을 감안한 수치.

반면 1일의 종합주가지수는 514.46으로 IMF 위기로 주가가 폭락했던 98년 6월16일(280)보다 83.7%나 높았다. 빅5의 주가가 157.8%나 올라 종합주가지수는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반면 소액 개인투자자인 개미들은 개별종목에 주로 투자하고 있어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이하로 떨어진 종목도 53개〓비교대상 630개 종목 중 31%인 201개가 당시 주가보다 하락했다. 이중 53개는 50%이상 폭락했다. 신화건설이 98년 1270원에서 75원으로 떨어져 94.1%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세우포리머 동산씨앤지 금강화섬 대영포상 등도 하락폭이 컸다.

현대와 대우 계열사의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특히 대우 계열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대우는 3100원에서 225원으로 92.7%, 대우전자도 2820원에서 440원으로 84.4% 하락했다. 대우중공업과 오리온전기 대우통신 대우자동차판매 등 대부분의 대우 관련회사들의 주가가 70% 가까이 떨어졌다.

현대의 경우에도 현대엘리베이터가 6만3500원에서 7100원으로 88.8% 떨어졌으며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미포조선 현대종합상사 등도 반토막이 났다.

▽주가는 고평가, 개미 고통은 저평가〓개별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높은 것은 빅5의 지수견인 역할이 컸기 때문. 삼성전자 주가는 3만8100원에서 15만9000원으로 올라 시가총액이 321.5%나 증가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무려 77.37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의 시가총액도 525.9%나 커져 지수를 52.26 상승시켰다. 한국통신(53.8%)과 한국전력(71.7%) 포항제철(94.4%) 등도 지수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빅5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해온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보다 개별종목에 매달렸던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교보증권 투자정보팀 김정표씨는 “개미투자자들의 투자금 손실은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지만 종합주가지수의 착시현상에 가려져 있다”며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위험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실적에 비해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란 주가지수 최저치 대비 주가폭락 기업▼

순위종목명(보통주)1998년 6월 16일 종가2000년 12월 1일 종가하락률(%)
1신화건설1,2707594.1
2대우3,10022592.7
3세우포리머10,7001,12089.5
4동산씨앤지4,00043089.3
5현대엘리베이터63,5007,10088.8
6금강화섬3,70041588.8
7대영포상7,00084088.0
8한일약품공업9,7001,28086.8
9새한미디어4,00060584.9
10대우전자2,82044084.4
11고려산업개발3,75059084.3
12대우중공업4,00072082.0
13동아건설1,50031079.3
14대상4,3501,09574.8
15한국대동전자15,0003,92073.9
16한국합섬2,15057073.5
17새한3,9501,05073.4
18메디슨10,3002,92071.7
19샘표식물공업16,0004,55071.6
20현대전자23,1006,80070.6
(자료 : 교보증권)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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