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LG화재 재무구조 세계금융시장의 심판대에 올라"

  • 입력 2000년 12월 4일 14시 46분


LG화재가 마침내 세계금융시장의 심판대에 올랐다.

S&P는 LG화재의 재무안정성과 지급여력비율 등을 평가한후 장기신용등급을 내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LG화재는 S&P의 신용등급 인하방침 이전에 이미 국내기관투자들로부터 재무건전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반기(3월-9월)에만 1321억원의 주식처분 및 평가손이 발생했다. 300억원의 납입자본금 규모에 비해 손실폭이 상당하다는게 중론이다. 6월말 자기자본이 1600억원이니까 조만간 자본잠식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대규모 손실은 LG그룹에서 하나로통신 800만주를 인수하면서 발생했다. 이과정에서 LG화재는 보험계약자나 주주보다는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결국 상반기 하나로통신에서 9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하나로통신 인수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악재지만 4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럭키생명의 평가손과 추가자금지원은 LG화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LG화재는 납입자본금 1280억원 규모의 럭키생명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럭키생명은 9월말현재 4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LG화재는 지분법에 따라 430억원의 40%를 상반기 영업실적에 반영했다. 문제는 럭키생명이 당분간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워 지분법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또한 럭키생명은 현재 600억원의 자본잠식상태고 지급여력비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LG화재로선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LG화재측은 “럭키생명을 포기할 계획은 없다”며 “적당한 시점에서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식투자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LG화재의 지급여력비율도 급속히 악화됐다.

3월말 255%였던 지급여력비율이 160%(9월말)로 줄어들었다. 보험가입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보험업종 애널리스트는 “럭키생명에 대한 획기적인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LG화재의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주가도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LG화재에 대해 시장평균(Market perfomer)등급을 제시하고 있다.

2시 35분현재 LG화재는 전일보다 145원(-9.79%) 하락한 1335원(액면가 500원)을 기록중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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