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풀 버전 본 사람들'…관음증은 불치?

  • 입력 2000년 12월 1일 23시 01분


"이 딱풀 보신 분들, 풀만 봤다고 발뺌할 겁니까?"

억울해서 울었건, 고백한 그대로 '팬들을 뵐 면목이 없어서' 울었건, 비디오 속 여주인공은 대성통곡했다. '눈물의 회견'을 지켜본 사람들, 혹 자신이 뭘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은 없었는지...

오양 때도 그랬다. 늘 "했다. 그래서 잘못했다"라고 하는 쪽은 여자들이다. 그 정도면 사내보다 낫긴 하다. 뭘 했는지는 본 사람이 많아서 알겠는데, 잘못한 건 또 무어란 말인가.

잘못은 당사자들에겐 없는지 모른다. 몸을 숨기는 듯한 사내가 조금 미워지긴 한다. 좌우지간 지금이 봉건시대는 아니잖는가. "내가 좋아서 했다. 그런데 그 비디오를 동네방네 돌려보며 히히덕거리는 너희들은 뭐냐"라고 말한다면, 돌팔매질 당할 것인가?

'풀 버전 시청자들'은 여전히 늘 것이다. 우리시대의 관음증은 불치병이다. 그래도 이 다음엔(물론 새 주인공이 없기를 바라지만) "했다. 잘못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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