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규섭 골

  • 입력 2000년 11월 30일 22시 11분


이규섭의 리바운드 장면
이규섭의 리바운드 장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다 이긴다고 했던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삼성 썬더스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정규리그 2차전. 삼성 김동광 감독은 경기에 앞서 기아의 출전선수 명단을 보고 마치 예상했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기아 센터 김동언이 스타팅 라인업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벤치워머 김동언의 주전 발탁은 다분히 삼성 주득점원인 맥클래리의 전담마크맨으로 붙여 공격력을 떨어뜨리려는 뜻. 김감독은 이미 이를 간파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뒀던 것이다. 맥클래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틈을 노려 이규섭에게 외곽 공격보다는 철저한 포스트 공략을 주문했고 이러한 전술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평소 심심치 않게 3점슛을 날리던 이규섭은 이날 골밑에 박혀 줄기차게 바스켓으로 돌진했고 전반에만 24점을 터뜨리며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규섭을 앞세워 초반 기싸움에서 기아를 압도한 삼성은 57―30으로 크게 앞선 채 하프타임을 맞았고 결국 100―78로 대승을 거뒀다.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11승1패로 단독선두 고수.

이날 이규섭은 기아 김영만을 수비하느라 파울트러블에 걸려 3쿼터 종료 2분16초전 5반칙 퇴장당했으나 27분4초를 뛰며 26점을 터뜨렸다.

기아는 김영만(33점)이 외롭게 버텼으나 비만 오면 부진한 징크스를 갖고 있는 강동희가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4득점, 1어시스트에 그쳐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없었다. 게다가 최장신 용병 스펜서 마저 3쿼터 종료 2분20초전 심판 판정에 욕설까지 하며 거친 항의를 하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잇따라 받고 코트를 떠나 시즌 퇴장 1호의 불명예를 안았다. 홈 5연승을 마감하며 6승6패로 공동 4위.

부천에서는 신세기 빅스가 리바운드수 42―31의 우위를 바탕으로 LG 세이커스를 108―99로 눌렀다. 신세기 ‘리틀 조던’ 브룩스는 40점을 퍼부었고 이은호(20점)는 1쿼터에만 12점을 올리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신세기는 7승5패로 단독 3위로 떠올랐고 5연승을 마감한 LG는 상승세가 꺾이며 9승3패.

<부산〓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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