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Digital]'사랑'도 싣고가는 금강산길

  • 입력 2000년 11월 30일 18시 51분


‘법과 사랑이 있는 여행’

사법연수원 사상 첫 700명 세대인 30기 연수생들이 2년 동안의 고된 학업과 연수생활을 마치고 12월12일부터 3박4일간 금강산으로 신나는 졸업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은 두가지 면에서 이색적이다. 우선 엄청난 규모. 워낙 숫자가 많은 탓에 현대상선의 ‘봉래호’ 한 척을 통째로 빌려야 했다.

내년 초 수료가 예정된 30기생은 모두 678명. 이중 취업준비 등으로 바쁜 사람을 제외한 300여명과 이들의 가족 등 모두 600여명이 여행을 신청했다. 연수생들은 또 봉래호의 승선인원이 700명 이상인 점에 착안해 돈이 없어서 아직 북녘땅을 밟아보지 못한 실향민 100명을 선정, 함께 여행하기로 했다.

물론 실향민들은 전액 무료. 이때문에 이번 여행의 슬로건은 ‘법으로 나누는 아픔, 희망의 뱃길’로 정해졌다.

연수생들은 이를 위해 현대상선과 이북5도민회 등을 통해 경제적 형편이 매우 어려운 실향민 100명을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1인당 여행 비용은 55만원선. 연수원 자치회는 초청된 실향민들의 여행경비 5500만원은 일단 연수생들이 나누어 부담하되 뜻을 같이하는 법률회사와 기업, 개인들의 후원도 받을 방침이다.

김성규(45)자치회장은 “예비 법조인으로서 통일에 대한 꿈을 가짐과 동시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 이산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데 연수생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이중호 대리는 “실향민들의 여행을 돕고 싶다는 개인은 있었지만 단체가 100여명을 지원하기는 처음”이라며 “회사도 별도의 20,30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30기 연수생들은 지난해 8월에도 자치회 적립금 700만원을 수재의연금으로 방송사에 쾌척했고 한달뒤에는 가을음악회를 열어 입장권 수익금 77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했다.

젊은 예비법조인과 함께 고향땅을 밟고싶은 실향민들은 3706―6000(현대상선), 후원을 원하는 단체와 개인은 581―4040이나 011―9713―2533(자치회 양재호 문화총무)로 문의.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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