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대국민 사과문 전문

  • 입력 2000년 11월 29일 09시 32분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저희들은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상호신용금고 사고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온 국민이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신용"과 "준법"의 모범이 되어야 할 금융기관에서 불법행위가 일어난데 대해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상호신용금고는 거래자의 다수가 서민과 영세상공인들이기 때문에, 어느 금융기관보다도 고객의 재산을 소중히 관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가 연달아 발생하게 되어 송구스러움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 여러분!

상호신용금고는 "70년대초 사금융 양성화 과정에서 제도권금융기관으로 전환되었고, IMF경제위기 이후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부실이 심화되어 문제금고가 속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8년이후 금고 구조조정을 추진하여 문제금고를 대폭 정리하여 왔고, 그 결과 "97년말 231개에 이르던 금고 수가 현재는 159개로 감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난 금고사고는 벤처사업가를 가장한 일부 부도덕한 기업인들이 소유와 경영에 있어 구조적인 취약점을 갖고 있는 상호신용금고를 사금고처럼 이용하였다는데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금융기관을 이용한 불법행위를 시정하지 않고서는 국민 여러분의 귀중한 세금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구조조정과 금융개혁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상호신용금고에서 다시는 불법행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대책을 마련하여 신속히 시행하겠습니다.

첫째, 상호신용금고가 일부 대주주의 사금고로 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감사위원회·준법감시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금고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출자자대출이 반복되는 금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함으로써 금고의 대표적 불법행위인 출자자대출을 근절하겠습니다.

둘째, 금고 인수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함으로써 부적격자에 의한 금고 경영 및 소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현재의 감독·검사 인력만으로는 159개에 이르는 금고를 밀착감시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금고에 대한 감독·검사인력을 보강하고, 문제가능성이 있는 금고는 별도관리하여 불법행위 여부를 철저히 감시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문제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금고에 대해서는 이미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방식이나 기능 등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있는 지를 살펴보고 금융사고를 효율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쇄신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금융사고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기되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금년말까지는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내년부터는 금융기관의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금고는 부실금고의 과감한 정리와 함께, 그동안 누적되어 온 제반 문제점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금년말까지는 일소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금고가 더 이상 금융사고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지 않고, 다수의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에게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서민금융기관 본래의 모습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금고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을 사과드리며, 금융사고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재산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11월 29일

재정경제부장관 진 념

금융감독위원장 이 근영

김동원<동아닷컴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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