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제천서 세차장 공동운영 정신지체 장애인 5명

  • 입력 2000년 11월 24일 18시 42분


5명이 달라붙어 세차를 해주는 세차장이 있다.

충북 제천시 화산동에 있는 ‘세하 차 닦는 집’. 이 세차장은 정신지체 2, 3등급인 최영교(22) 신광식(21) 최태범(16) 조현진(25) 최명식씨(23) 등 5명이 공동 운영한다. 이들은 사회복지법인 금장학원 산하 세하직업훈련원 소속으로 이곳 직업재활과장인 이재화씨(36)가 운영을 돕고 있다. 매출액 중 운영비만 떼고 모두 이들 장애인들의 몫이다.

24일 오전 10시경 이 세차장 앞마당. 엘란트라 승용차가 세차를 하기 위해 진입하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던 최씨 등은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았다. 발음은 비록 부정확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세차는 유리, 내부, 외부, 발판, 타이어 등 차량을 5개 부위로 나누어 각각 한 부분씩을 책임진다.

세차장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세차건수는 평일 4, 5건 주말 10여건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직업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만 하다.

최영교씨는 “열심히, 그리고 정성껏 차를 닦아 돈을 많이 벌면 집도 장만하고 장가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이들은 한번 습득한 것은 요령을 피우지 않고 수행해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세차를 더 잘한다”고 말했다.

<제천〓지명훈기자>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