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아메리칸 싸이코>,엽기적 살인자 뉴욕의 여피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44분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찬 베일)은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회사의 여피족. 매주 1회 최고급 스킨 케어를 받고 베르사체, 아르마니 등 고급 옷만 즐겨 입으며 필 콜린스의 음악을 좋아하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좋은 자리에 앉지 못할까봐 마음을 졸인다.

자신은 예약에 실패한 최고급 레스토랑의 단골이자 자기보다 좋은 명함을 갖고 있는 동료에게 살의를 느낀 그는 동료, 길거리의 부랑아, 섹스 파트너 들을 가차없이 죽이는 엽기적 살인행각을 시작한다.

‘아메리칸 사이코(American Psycho)’에서 말쑥한 차림으로 전기톱 살인을 일삼는 주인공 패트릭은 지독한 나르시스트다. 그가 동료와 부랑아를 살해한 까닭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은 용서할 수 없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혐오하기 때문. 이 영화는 허영심에 가득찬 한 상류층 살인마를 통해 물질에 대한 탐욕과 그에 비례해 깊어지는 정신적 공황을 풍자한 듯하다.

브렛 이스턴 엘리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 감독은 캐나다출신 여성 메리 해론.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은 ‘벨벳 골드마인’에서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25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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