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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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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833만원. 연봉 3억원을 그가 때려낸 36개의 홈런으로 나눈 값이다. 물론 타자로, 내야수로 안타와 수비공헌도 등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 단순히 홈런타자 기대치에서 나온 수치다. 지난해엔 연봉 1억1000만원에 54홈런이었으니 개당 203만원만 지불하면 됐었다. 참고로 안타만으로는 1개 225만원짜리였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간 현대 투수 정민태는 올 정규시즌에서 한번 마운드에 오르면 1000만원을 벌었다. 연봉 3억1000만원인 그는 29경기에 출전했다.그의 1승은 1700만원에 달한다.
올 프로야구에선 적은 연봉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가 있었는가 하면 억대의 돈을 받고도 ‘몸값’을 하지 못한 선수가 많았다.
적은 연봉에 가장 효율적으로 기량을 발휘한 선수는 현대 조웅천. 연봉 5200만원인 중간계투요원 조웅천은 74경기에 출전, 8승(6패) 8세이브 16홀드를 거뒀다. 그가 승리에 이바지한 경기가 32게임이나 되는 셈.
6000만원대의 두산 김동주와 장원진 역시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 김동주는 6200만원을 받고 159안타 31홈런 106타점을 쏟아냈다. 최다안타왕에 오른 장원진은 6400만원으로 170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1개를 만들어내는 데 37만원이 들었다는 얘기.
반면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선수는 삼성 이강철과 김동수. 각각 3년간 8억원의 거액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으나 이강철은 1승(4패), 진갑용에 밀려 교체멤버로 전락한 포수 김동수는 41안타 11홈런에 그쳤다.
한편 연봉 5600만원의 두산 박명환은 어깨부상으로 정규시즌에서 1승에 그쳤으나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합쳐 무려 10게임에 출전, 3승2세이브를 따내 뒤늦게 ‘밥값’을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