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박스오피스]새롭게 등장한<그린치>1위 올라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7시 55분


그린치
지난 주는 박스오피스의 순위 교체가 여느 때보다도 숨가쁘게 이루어진 한 주였다.

추수감사절 휴일을 목전에 두고 새 영화 네 편이 개봉되면서 모두 5위 안에 오르며 기염을 토한 것.

미국인들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은 것일까. 짐 캐리 주연의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 <그린치>(Dr. Seuss`s How the Grinch Stole Chrismas)가 금요일 개봉한 후 3일 만에 5천51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1위를 차지해 단연 선두를 달렸다.

론 하워드 감독과 짐 캐리 주연의 이 영화는 기획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작품으로, 짐 캐리는 심술궂은 괴물형상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내내 답답한 메이크업과 무거운 의상을 감내해야 했다.

수확은 기대 이상이었다. 출연작 11개 중 10개가 개봉 첫 주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짐 캐리는 이 영화로 작년 <맨 온 더 문>의 흥행 실패를 바로 만회할 수 있게 됐다. 론 하워드 감독도 96년 개봉 첫 주 3천42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던 <랜섬>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뒀다.

새롭게 등장한 <러그래트들 파리에 가다>(Rugrats in Paris:The Movie)는 2천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2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66년 TV에서 크리스마스 특집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된 것을 리메이크한 만화영화로 다음 주 개봉되는 월트 디즈니사의 가족 코미디 영화 <102 달마시안>, 스릴러물 <언브레이커블>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주 동안 왕좌를 지켰던 <미녀삼총사>는 신예주자들에게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미녀삼총사>는 17일 동안 9천36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1억 달러 수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4, 5위 역시 새롭게 박스오피스 순위에 등장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공상과학 스릴러 <제6일>(The 6th Day)과 기네스 팰트로, 벤 애플렉 주연의 로맨스물 <바운스>(Bounce)가 각각 차지했다.

<제6일>(The 6th Day)은 특히 성인 남성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주연하는 영화는 미국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일본과 독일에 개봉된 이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맨틱 코미디인 <바운스>(Bounce)도 출발부터 호조를 보여 두 주연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벤 애플렉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기네스 팰트로의 9월 개봉작 <듀엣>이 개봉 첫 주 겨우 2백만 달러, 밴 애플렉의 봄 개봉작 <레인디어 게임즈>와 <보일러 룸>도 개봉 당시 각각 810만 달러와 57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기 때문.

지난 주 순위에서 가장 아래로 추락한 영화는 1위에서 7위로 내려앉은 아담 샌들러 주연의 <리틀 리키>(Little Nicky)다. 이 영화는 <미녀삼총사>를 몰아내며 화려하게 1위에 올라 관심을 모았으나 바로 추락하는 비운을 맛보게 됐다. <멘 오브 아너>(Men of honor)도 40%나 수익률이 감소하며 3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셋째 주 목요일. 이제 주말을 포함한 추수감사 연휴를 목전에 두고 있고 크리스마스도 그리 멀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부진했던 영화계가 새롭게 부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된 것. 다양한 영화들이 새로 선보인 이번 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미 <동아닷컴 기자> 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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