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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2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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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자들이 '재생의학' 이라고 불리는 이 새 치료법은 약과 메스뿐만 아니라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유할 때 사용하는 세포들과 화학적 신호들까지도 모두 이용하게 될 것이다. 학자들 중에는 재생의학을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치료의 수준을 넘어 우리 몸을 다시 새 것처럼 만들어주는 것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심장기능의 약화나 관절염 등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들의 경우, 재생의학이 늙고 손상된 조직을 새롭고 젊은 조직으로 대체시켜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신경 간세포 전문가인 로널드 맥케이 박사는 조직의 근원이 되는 것에 올바른 신호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우리 몸 속의 조직들이 스스로를 새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나는 심장을 만드는 법은 모르지만, 일단 간세포를 심장 근육으로 변화시키는 법만 알게 된다면 심장을 만들기가 아주 쉬워질 것" 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재생의학은 현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가깝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낙관적인 예측에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특히 우리 몸 속의 화학적 신호체계 및 간세포와 관련된 분야에서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알아냈다.
이러한 재생의학 연구 중에서도 가장 빨리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마도 세포와 세포 사이의 화학적 신호체계를 이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 몸 속의 세포들은 화학적 신호를 방출해서 다른 세포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표면에 있는 특별한 수신기관을 통해 다른 세포들이 보낸 신호를 받아들인다.
아주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이 밝혀낸 화학적 신호는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휴먼게놈사이언시즈사의 회장 윌리엄 해슬타인 박사는 몇 년 전부터 인간의 몸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화학적 신호체계를 밝혀냈다고 주장해왔다. 연구실적이 아직 과학 전문지에 발표되지 않아 다른 학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146건의 특허를 취득했으며, 그 중 네 개의 신호물질을 가지고 질병의 치료와 관련된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 세포들 사이의 신호물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세포들이 생겨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겨나는 세포들 중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조직의 근원인 간세포가 포함되어 있다.
간세포에는 인간의 배(胚)에서 채취한 간세포와 성인의 간세포,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 간세포를 잘 조정하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온갖 종류의 조직들을 배양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학자들은 언젠가 환자 자신의 간세포나 인간 배의 간세포를 이용해서 배양한 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의학을 연구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연구결과와 인간의 수명연장을 연결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토누스라는 인물 때문이다. 그는 새벽의 여신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데, 여신이 선물을 주겠다고 했을 때 영원한 젊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말하는 실수를 저질러서 결국 나중에 여신에게 선물을 거두어달라고 애원을 하게 되었다.
이 신화의 교훈을 익히 알고 있는 재생의학의 개척자들은 개별조직을 재생하는 것만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만약 그들의 시도가 성공을 거둔다면 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http://www.nytimes.com/2000/11/07/science/07MED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