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3연승 '고공비행'

  • 입력 2000년 11월 9일 21시 35분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 김동광 감독은 최근 며칠 사이에 몸무게가 5㎏이나 늘었다.

왜 몸무게가 갑자기 늘었을까. 운동 부족? 아니면 팀이 시범경기 4전 전승에다 8일까지 정규시즌 초반 2연승을 올렸기 때문? 둘다 틀렸다.사실은 김감독이 담배를 끊고 나서 체중계의 눈금이 오른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애연가로 소문난 그가 담배를 단칼에 끊게 된 것은 바로 담배 알레르기가 있는 외국인 포워드 아티머스 맥클래리의 컨디션이 나빠질까 염려해서였다.

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신세기 빅스의 정규리그 1차전.

맥클래리는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즐기던 담배까지 기꺼이 버린 감독에게 보은이라도 하듯 괴력을 떨치며 팀의 93대88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삼성은 용병 2명 가운데 호프가 발목부상으로 빠져 전력이 기우뚱했다. 하지만 맥클래리가 종료 1분50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할때까지 33점 11리바운드를 올리며 두 몫을 해낸 덕분에 경기 내내 신세기를 압도하며 여유있게 3연승을 질주할 수 있었다.

같은 3연승의 삼보와 공동선두.

특히 맥클래리는 1쿼터 시작과 함께 홀로 16점을 내리 터뜨리는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 기선을 장악하는 데 한몫 해냈다. 또 신세기의 추격으로 79대73으로 쫓긴 4쿼터 5분 다시 연속 3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아 버렸다.

맥클래리와 함께 삼성은 박상관 이창수 등 토종 포스트맨이 신세기 센터 에노사를 철저하게 막아냈고 이규섭(18점) 문경은(17점)의 지원사격도 활발했다.

반면 신세기는 우지원(25)이 돋보였으나 센터 에노사에게 볼투입이 제대로 안 돼 포스트 우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브룩스(22점) 마저 1쿼터 후반 콧등이 찢어지는 불운까지 겹쳤다.

한편 안양에서는 골드뱅크 클리커스가 킴브루(30점) 하지스(28점)의 용병 콤비를 앞세워 홈팀 SBS 스타즈를 88-86으로 힘겹게 누르고 2승1패를 마크했다. 골드뱅크는 86-86 동점이던 종료 0.8초전 킴브루가 결승 레이업을 작렬시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안양=김상호, 부천=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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