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日바둑계 '한국 트리오' 부진 씻고 부활 날개짓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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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둑계의 ‘한국 트리오’인 조치훈 조선진 9단, 류시훈 7단이 한동안의 부진을 씻고 최근 여러 기전의 도전권을 따내는 등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우선 조선진 9단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는 지난해 조치훈 9단에게 힘겹게 따낸 혼인보(本因坊) 타이틀을 올 여름 대만계인 왕밍완(王銘琬) 9단에게 내주며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 속기전인 아함동산배 우승에 이어 일본 1위 기전인 기세이(棋聖)전에서 아와지 슈조(淡路修三) 9단을 꺽고 왕리청(王立誠) 기세이에 도전했다. 8월이후 13승 3패(81%).

일본 3대 기전인 기세이 메이진(名人) 혼인보전 본선에서 늘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막판 실족으로 번번이 도전권 획득에 실패했던 류시훈 7단도 최근 5위 기전인 덴겐(天元)전 도전권을 따내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덴겐전은 류7단이 일본에 건너간 뒤 획득한 첫 타이틀인데다 94∼96년 3연패했다. 95년에는 고바야시 9단에 승리한 바 있다.

최근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에게 4대0의 일방적 스코어로 맥없이 메이진전을 빼앗긴 조치훈 9단도 기를 모으고 있다.

한 국내 기사는 메이진전을 보고 “이건 조치훈 9단의 바둑이 아니다. 오랫동안 정상에 군림한 자의 고독과 피로감이 바둑에서 그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2∼3년은 쉬어야 옛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는 최근 오우자(王座)전 도전 1국에서 기세이 왕리청 9단에게 불계승했다. 일본 바둑잡지 슈칸 고(週間 碁)에 따르면 그는 승리후 “무관으로 떨어지니까 투지가 새롭게 솟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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