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2연승 신바람… 서장훈 2000득점 SK첫승

  • 입력 2000년 11월 6일 00시 07분


월트 디즈니 만화주인공 중에 ‘스피드 곤살레스’라는, 맥시코 모자를 쓴 무척 빠른 생쥐가 있다.

바람처럼 ‘휙∼’ 하고 돌아다니며 상대를 골탕먹이는 게 주된 역할.

5일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부산 경기. 삼성이 들고 나온 작전은 바로 이 ‘바람 같은 스피드’였다.

그러나 3쿼터까지 10점 이상을 앞서던 삼성은 4쿼터에서 위기에 봉착했다. 3쿼터까지 경기시간의 절반인 15분만 뛰며 휴식을 취하던 강동희가 노련미를 앞세워 요소요소에 던져 넣고 찔러주자 점수차가 급격히 줄어든 것. 이때 삼성이 택한 것은 스피드를 더 높이는 것.

삼성은 경기 종료 4분여를 앞두고 82―78로 4점 앞선 상황에서 슈터 문경은을 빼고 ‘날쌘돌이’ 강혁을 투입했다. 이미 코트에는 이전까지 강혁과 번갈아 포인트가드를 맡았던 ‘바람돌이’ 주희정이 있었다. 두 ‘땅꼬마 가드’가 바람을 일으키며 코트를 누비자 전세는 다시 뒤집혔다. 종료 1분54초 전 강혁이 왼쪽 45도 각도에서 3점슛을 성공시켜 점수를 5점차로 벌렸고 주희정은 24초 전에 개인속공과 자유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3―89로 삼성의 승리.

이로써 삼성 썬더스는 전날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한편 개막전에서 나란히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지난 시즌 챔피언과 정규리그 1위 SK 나이츠와 현대 걸리버스는 5일 시즌 두번째 경기에서 나란히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SK는 2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치다 3쿼터 이후에만 15득점을 올린 재키 존스가 반전의 계기를 제공한 수훈갑으로 활약했고 서장훈은 26득점(10리바운드)으로 통산 11번째 2000득점(2008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팀의 기둥 노릇을 톡톡히 했다.

SBS 스타즈의 리온 데릭스는 이날 20득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26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지만 팀이 LG 세이커스에 패하는 바람에 빚이 바랬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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