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퇴출증시', 대세상승이 어려운 이유들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37분


6일 이후의 증시는 지난주말 발표된 52개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리 계획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증권가에서는 기업퇴출의 영향력이 갖가지 해외악재와 경기둔화라는 복병을 뿌리치고 주가를 고공에 띄울 정도로 강력하지는 못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왜 이처럼 인색한 평가를 내리는 걸까.

무엇보다 시장으로부터 자생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한계기업들에 대한 정리가 또다시 미뤄졌다는 점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한 미국계투자은행 관계자는 “제 앞가림도 못하는 부실은행들에게 부실기업 정리를 맡긴 것 자체가 미적지근한 결과를 예고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엥도수에즈WI카 이옥성 지점장은 “이번 기업퇴출은 기업구조조정의 완결판이 아니라 제2회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29개 업체가 청산절차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금융권은 3조원가량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추가 기업퇴출과 추가 공적자금 조성이 제때에 적정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기 힘든 게 현실이며 따라서 증시의 대세상승은 기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2차 기업퇴출로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완결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대세상승이 곧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미국 영국 덴마크 뉴질랜드 스웨덴 등 우리나라보다 먼저 구조조정에 성공한 나라들의 경우 구조조정 효과가 GDP증가율 상승 등 실물변수 호전으로 연결되는데는 적어도 6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구조조정 성공에 따라 주가가 대세상승하는 것은 구조조정 효과가 실물에서 나타나기 1∼2년 전, 즉 구조조정을 완료한 지 4∼5년 후라는 것.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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