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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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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일본 간사이 대지진도 안전예측을 빗나가게 했다. 일본이 ‘간토 대지진이 다시 발생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던 고속도로와 교량이 무너져 내렸다. 당시 일본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시설물 절대안전 신화도 무너졌다’는 말이 나왔다. 고속도로와 교량에 대해서는 지진공학적 설계에 다른 나라에 비해 30%이상의 건설비를 더 투입해 온 일본은 19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진 때 고가도로가 붕괴된 것을 보고 일본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었다.
▷안전에 대해서는 누구도 호언할 수 없다. 한쪽은 조심하는데 다른 쪽이 그렇지 않아 사고가 나기도 한다. 1969년 처녀 비행후 ‘꿈의 궁전’으로 각광 받아온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기가 지난 8월 ‘무사고 신화’ 잇기에 실패한 것은 그런 예일 것이다. 콩코드기 추락 원인이 다른 비행기에서 활주로에 떨어진 쇳조각 때문으로 발표됐으니 말이다.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추락해 80명이 사망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몇 갈래로 추정되고 있지만 안전신화가 또 하나 무너졌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28년간 무사고 기록을 자랑해온 싱가포르항공은 안전에 대한 투자에서는 본보기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최대가 아니라 최고를 지향한다’는 철학아래 보유여객기 평균기령을 5년 이하로 하고, 항공관련 사업에만 전념함으로써 안전신화의 명성을 쌓아왔다. 싱가포르 항공의 사고는 ‘절대안전’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실감케 한다. 그리고 안전문화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우리에게는 무언의 충고를 하는 것 같다. ‘안전신화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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