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3돌 앞둔 한국통신 이계철사장

  • 입력 2000년 11월 2일 00시 02분


“한국통신은 공기업 중 모범생이라고 자부합니다. 민간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취임 3주년을 두달 앞둔 한국통신 이계철 사장은 1일 구조조정과 기업혁신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취임 당시(97년 12월) 당기 순이익은 700억원이었는데 금년 3·4분기에는 15배인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면서 “이 통계가 바로 구조조정이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직원 1인당 매출액면에서도 97년 1억3000만원에서 작년말 2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말에는 2억50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부채비율은 98년 190%에서 99년 75%로 줄었다.

이사장은 한국통신의 경쟁력 강화는 ‘뼈를 깎는’ 노력이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통신은 97년 임원급부터 시작해 올해는 3급 이상까지 연봉제로 전환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등 임금체계를 앞장서 바꿔왔다.

또 지난해에는 본사의 우수인력 590여명을 본사의 ‘책상머리’에서 빼내 현장에 전진배치하고 1000여명을 중점사업 분야인 데이터통신국 등에 배치하는 등 인력효율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이사장 개인은 ‘불행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는 어려울 때마다 직책을 맡았기 때문. 97년 취임 직전 한국통신은 사상 처음 노조파업사태를 겪었다. 그러나 이사장은 “정당한 요구는 들어주되 부당한 요구는 단호히 거부한다는 ‘원칙’에 따라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회고했다. 특히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이제는 노사 화합 분위기가 정착되었다”고 확신했다. 한국통신 노사는 지난해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그런데도 한국통신은 주변에서 ‘방만경영을 한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인력감축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가 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명예퇴직 과정에서 지급된 퇴직금이 인건비에 포함된 것을 착각한 오해였다는 것. 그는 이를 ‘호사다마’로 생각한다.

이사장의 꿈은 향후 한국통신을 ‘20세기 전화회사’로부터 ‘21세기 데이터통신회사’로 바꾸는 것이다.

또 단순히 통신선로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프로바이더’에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변신하는 것. 그는 “사이버세계의 선두주자로서 이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꾸겠다”고 다짐했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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