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찬물 끼얹은 삼성코치의 판단착오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9시 37분


경기 전 3루 주루코치는 많은 생각을 한다.

날씨도 염두에 둬야 하고 그라운드 컨디션도 체크해야 한다. 상대 외야수의 어깨 강도도 빠뜨릴 수 없다.

주루코치의 판단으로 진루와 득점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 역할은 굉장히 중요시된다. 특히 단기전에선 더더욱 그렇다.

22일 1―3으로 뒤진 삼성의 6회말 공격 1사 1루. 8번 진갑용의 오른쪽 안타가 터졌다. 1루주자 김한수는 3루까지 뛰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 경우 오른쪽 안타는 1루주자 뒤에서 벌어지는 상황.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3루까지 뛰느냐 마느냐는 3루 주루코치의 사인에 전적으로 달려 있었다.

이 상황에서 3루까지 뛰어야 할 이유는 두가지였다. △오른쪽 안타였고 △타구가 빠르지 않았다. 반면 뛰지 말아야 할 이유는 세가지였다. △타구가 짧았고 △2점차로 뒤져 있어 주자를 모을 필요가 있었으며 △현대 우익수 심재학이 투수출신이라 국내 외야수 중 가장 어깨가 강하다는 점이었다.

이때 삼성의 이순철 3루 주루코치는 오른팔을 휘둘러 진루사인을 냈고 김한수는 3루에서 현대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에 아웃됐다. 여기에서 삼성 공격의 맥은 끊겼다. 7회 1사 1루 똑같은 상황에서 이승엽의 우전안타가 터졌을 때 1루주자 정경배도 3루까지 뛰다 아웃됐다. 이때도 주루코치는 주자에게 뛰라든지, 멈추라든지 하는 어떤 사인도 내지 않았다.

반면 승리한 현대는 어떠했나. 두차례 기민한 베이스러닝으로 승리를 움켜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는 1회초 중전안타로 출루한 박종호가 카펜터의 우전안타 때 이광근 주루코치와의 지극히 ‘정상적인 호흡’에 의한 베이스러닝으로 3루까지 내달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또 5회에도 우전안타로 나간 전준호가 2루를 훔친 데 이어 박종호의 적시타 때 역시 무리 없는 베이스러닝으로 3루를 돌았고 홈까지 내달아 점수차를 벌렸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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