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M&A귀재 리타워텍 되레 먹힐판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8시 37분


미국계 투자회사가 코스닥등록기업인 리타워텍의 주가폭락에 불만을 품고 사실상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다.

리타워텍 주가는 한때 23만원(액면가 500원)까지 폭등했다가 현재 1만4000원대로 추락한 상태. 리타워텍의 대주주인 미국 애틀랜틱 커뮤니케이션즈 인터내셔널(ACI)은 리타워텍이 미국 나스닥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적대적 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외국계펀드의 두 번째 적대적 M&A 위협〓미국계 릴츠펀드가 국내 인터넷포털 1세대인 골드뱅크의 창업주 김진호 사장을 밀어낸 이후 두 번째 적대적 M&A 시도다.

ACI 에이브 카멜 사장은 18일 리타워텍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코스닥시장 등록을 철회하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통고했다. 그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리타워텍의 펀더멘털을 높게 보고 적정주가도 10만원대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현재 주가는 1만원대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CI는 리타워텍이 지분을 100% 인수한 아시아넷의 주주였으며 현재 리타워텍 지분 5%를 보유하고 있으나 미국계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호지분이 20%에 달한다.

반면 홍콩 리타워텍그룹 지분은 23.9%다. 리타워텍 곽보현 부사장은 이에대해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코스닥시장을 떠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베일에 싸인 리타워텍〓리타워텍 그룹은 환풍기 제조회사였던 파워텍을 인수한후 주식맞교환(스와핑)을 통해 벤처기업 인수에 나서며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시아넷까지 인수한 후로는 자회사가 28개나 된다.

또 바른손 등 리타워텍의 기업인수방식을 모방한 기업이 속출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는 A&D(인수후 개발) 테마주가 형성되기도 했다. 리타워텍 회장인 찰스 스팩만(한국명 최유신)은 푸르덴셜생명 최석진 회장의 아들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리타워텍이 추구하고 있는 아시아지역 e비즈니스 사업에 많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성장성을 좋게 봐도 리타워텍 주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e비즈니스의 실체도 분명치 않아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호의적이다. 리만브러더스 증권은 자회사인 디킴스 아시아넷TP 트로니지 유니컴넷 등이 내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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