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극한상황 극복한 용기있는 사람들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9시 04분


감동과 교훈을 주는 초등학생용 논픽션. 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콜라스틱출판사의 ‘트루 스토리(True Story)’ 시리즈를 번역한 것이다.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은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 상황에서 놀라운 용기로 위기를 헤쳐나간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

1930년, 영하 50도의 북극 얼음 속에서 151일 동안이나 버텨냈던 영국의 한 젊은이. 원래 모험을 좋아했던 이 청년은 북극 기상관측소로 파견됐다. 북극으로 향하는 도중, 갑자기 기상이 악화되더니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꼼짝없이 텐트 속에 갇혀야 했다. 텐트 밖으론 온통 거센 눈보라 뿐. 음식도 거의 떨어져 갔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외로움도 무서운 적이었다.

그의 일기 한 대목. ‘혼자 된 지 넉달 째. 구조될 기미는 전혀 없다…. 왼쪽 발이 부어오르고 괴혈병이 아니면 좋겠는데. 마실 물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는 자신과의 교대를 기다리고 있을 기상관측소의 대원들을 생각했다. 그들을 위해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추위와 배고픔을 견뎠다.

그의 생존은 인간 승리였다. 자신보다 타인을 생각했던 그 넉넉한 마음. 신은 그에게 생존을 선물했던 것이다.

이 책엔 상어가 맴도는 바다 위에서 뗏목을 타고 표류했던 사람들, 아프리카 정글 한가운데서 길을 잃었던 사람들, 그러나 끝내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존 이야기 6편이 들어있다. 그들의 모험담이 아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는 재난에 처했던 사람들의 경험담. 출입구가 무너져 내린 광산에서 죽어간 사람들과 살아 남은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 침몰해가는 배 안에서 벌이는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 등 등.

이 두 권의 책은 허구가 아니라 논픽션이어서 현실감이 넘치고 그래서 감동도 더하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일깨워 주는 책. 아이들에겐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 / 잭 먼로 글 / 구은영 그림 이한음 옮김 / 155쪽 6000원 아이세움

■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 테리 디어리 글 / 오진숙 그림 / 표정훈 옮김 / 191쪽 6000원 아이세움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