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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11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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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왼손대타 허문회(28)가 비슷한 경우. 부산공고와 경성대를 나온 그는 94년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설 자리가 없었다.
94년은 LG가 창단 두번째로 우승한 해. 유격수 유지현, 외야수 김재현, 1루수 서용빈의 신인 트리오가 맹위를 떨쳤다. 허문회는 같은 포지션인 서용빈의 그늘에 가려 만년 대타 신세에 만족해야 했다.
허문회는 서용빈이 병역파문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지난해 78경기에 나가 타율 0.311에 6홈런 59안타의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연봉도 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올해는 양준혁이란 ‘천하무적 거포’가 해태에서 왔다. 다시 벤치와 2군을 들락거려야 하는 처지. 고작 3경기에 나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런 허문회가 시즌 첫 안타를 팀의 막판 순위다툼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에이스 샷으로 장식했다.
10일 롯데와의 잠실경기. 0―0으로 팽팽한 7회 1사 후 김재현이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가고 이종렬이 내야안타를 친 뒤 대타로 나간 그는 우중간을 시원하게 꿰뚫는 2타점짜리 2루타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이 한방으로 롯데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롯데가 2연승을 하더라도 자력으로 매직리그 선두를 확정짓게 됐다.
인천에선 삼성이 선발 김상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SK에 4―0으로 승리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