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운전예절]신호위반차 망치로 부순다면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14분


“암행어사 자격증 성명: 이 문수 위 사람은 ‘교통예절 암행어사’를 선발하는 필기와 실기시험에 합격했으므로 마패와 망치를 부여하고 국가의 명을 받아 대한 민국에 존재하는 차량이 교통위반을 하였을 경우 즉시 달려가 망치로 위반차량을 내려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2000년 모월모일 교통예절부 장관 강제로.”

조금 엽기적일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우리 나라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암행어사 제도를 부활하는 것이다. ‘교통예절 암행어사’가 하는 일은 ‘얌체 악질 운전자’를 골라내는 일이다.

이 암행어사는 마패와 망치를 몸 속에 숨기고 돌아다니다가 깜박이(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상습적으로 난폭 운전을 하며 끼어 드는 차량을 발견하면 그대로 달려가서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악질 난폭운전자의 차량 본네트를 후려치는 것이다. 그러면 운전자는 놀랄것이다.

“뭐야, 당신. 왜 남의 차를 후려치고 그래, 당신 미쳤어?”

이렇게 난폭 운전자가 놀라면 암행어사는 마패를 보여준다. 그러면 끝이다. 주변에 많은 운전자들은 이 광경을 지켜 본 후 차 속에서 이렇게 웅성거릴 것이다.

“암행어사 출두했어. 암행어사”

“뭐? 어디, 어디?”

“와, 대단하다 망치 휘두르는 솜씨 말야….”

부위 별로 부셔도 좋다. 무작정 끼어들기는 본네트, 신호위반은 앞 유리창을 후려친다. 사람 다치지 않겠느냐고? 걱정을 마시라. 필기와 실기 시험을 다보고 치열한 경쟁 끝에 암행어사가 된 사람들 아닌가?

또 편도 1차선에 뻔뻔스럽게 주차를 해놓아 (한강 변에 가면 엄청 많다) 차들이 통행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사람. 이런 사람들의 차는 앞 유리창을 전부 부셔버리는 거다. 정지선 안 지키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뒷트렁크를 내려쳐 버린다. 마패는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또 있다. 겹 주차. 이 경우에는 차 문짝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만 살며시 후려치는 것이다. 질서를 끈질기게도 안 지키는 사람들에겐 강제적으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말은 이렇게 강력하게 해놓고 내차가 부셔지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오죽하면 이런 상상을 하겠나 싶기도 하지만 꾸준히 교통도덕을 잘 지켜나가는 사람들 가운데는 나의 상상에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망치가 너무 엽기적이면 ‘뿅망치’로 사용하면 되잖아…. 자식들 보는 앞에서 교통위반 했다고 암행어사한테 ‘뿅망치’로 아빠가 한 대 맞아봐라, 얼마나 챙피한가.

이홍렬(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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