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100조원만 있으면 상장사 모두 산다"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26분


올들어 주가 하락추세가 지속되면서 기업인수(절대지분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도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2개 상장사는 1년동안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인수비용이 적게 들어 기업가치의 저평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587개 상장사(관리종목 뮤추얼펀드 우선주 제외)가 발행한 보통주 50%+1주(절대적 경영권 행사를 하기위해 발행주식 과반수에 한 주를 보탠 것)를 인수하는데 소요되는 총 비용은 2일 현재 99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 기준 인수비용 167조6000억원에 비해 무려 40.52% 감소한 것.

회사별로는 삼성전자 보통주 7561만주를 인수하는데 14조4000억원이 들어 인수비용이 가장 많았다. 이어 △SK텔레콤 11조4561억원 △한국통신 10조216원 △한국전력 8조6414억원 ▽현대전자 3조7763억원 △포철 3조776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인수비용이 가장 적은 회사는 일화모직공업. 16억원을 투입해 35만주만 취득하면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이밖에 △명성(75만주,18억원) △신호유화(180만주,19억원) △범양식품(40만주,21억원) △삼표제작소(29만4000주,22억원) 등도 인수비용이 저렴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의 인수비용이 가장 많아 14개 상장 계열사를 인수하는데 총 20조4000억원이 필요했으며,이밖에 △SK그룹(9개사) 13조5366억원 △현대그룹(10개사) 5조6616억원 △LG그룹(11개사) 4조3864억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12월 결산법인중 인수비용이 당기순이익을 밑도는 상장사는 모두 32개. LG전자의 경우 99사업년도 당기순이익이 2조50억원이었으나 이 회사의 보통주 50%+1주를 인수하는데는 1조5783억원의 자금만 있으면 충분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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