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크레디리요네 제임스워커 회장 '한국증시 약세 일시적'

  • 입력 2000년 9월 28일 19시 01분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이 주최한 투자포럼 ‘메이드인 코리아’에 참석한 CLSA중개부문 제임스 워커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주식시장 약세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커회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개혁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분명한 구조조정정책을 추진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피터 서튼 아시아지역 투자전략가도 배석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의 주가지수 수준은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조만간 급격하게 반등할 것 같지는 않고 내년 1분기쯤에나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튼씨는 이와 관련 “한국 증시는 작년에 기술주가 아주 높은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반작용과 세계의 투자자금이 높은 수익을 노려 미국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탓에 아시아증시 가운데서도 가장 하락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서튼씨는 또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반도체 D램가격이 떨어진데 따른 것”이라며 “컴퓨터 판매 신장세가 둔화되면서 D램 재고량이 늘고 있어 내년 1분기까지 사태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해 삼성전자 주가가 곧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워커회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가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국 증시의 투자위험을 줄이고 정부가 개혁조치를 강화하면 한국 증시는 아시아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증시에 투자된 외국 연기금과 뮤추얼펀드 등 장기투자자금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헤지펀드 등 일부 외국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을 뿐”이라며 “한국 증시의 매수기반이 취약해 전체 외국인투자자의 이탈로 확대해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커회장은 영국출신 호주인으로 호주에서 루퍼트 머독의 뉴스사에서 금융담당기자를 역임한 뒤 주로 홍콩을 기반으로 슈로더와 노무라 등 주요 투자기관의 임원을 지냈으며 8월 CLSA의 중개부문 회장을 맡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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