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녹슬지않은 화려한 기교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13세 때 어머니와 함께 브루클린에 있는 임시 스튜디오에 가서 몇 달러를 내고 노래 두 곡을 녹음했다.

당시 그녀는 마이크를 사용하는 데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약간 불안정했으나 그녀 특유의 다양하고 풍부한 목소리는 이미 그 때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스트라이샌드 광’을 자처하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1976년에 그녀의 ‘클래시컬 바바라’ 앨범을 평하면서 “스트라이샌드의 목소리는 자연이 내려준 우리 시대의 경이 중 하나”라며 독일 출신의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를 제외하면 “그녀만큼 음악의 해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내게 안겨 준 가수는 없었다”고 썼다.

굴드가 스트라이샌드와 슈바르츠코프에게 특히 찬사를 보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슈와르츠코프는 최고로 훈련된 자연의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스트라이샌드는 팝 음악의 전통에 따라 마이크로 증폭된 목소리로 노래를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두 사람의 노래에 대한 평이 사람에 따라 완전히 정반대로 엇갈린다는 점이다. 일부 오페라 팬들은 슈바르츠코프가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 기교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빛나는 목소리를 인정하면서도 그녀의 노래가 계산적이며 강박적인 완벽주의가 흠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샌드 역시 그녀를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가수로 생각하는 팬들을 갖고 있다. 스트라이샌드가 27, 28일 이틀 동안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가진 콘서트의 표를 재빨리 사간 사람들 중에 이런 팬들이 포함돼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 콘서트의 표는 125달러에서부터 무려 2500달러까지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매진됐다.

그러나 이처럼 열렬한 스트라이샌드의 팬들과는 달리 그녀의 노래가 너무 감상적이고 제멋대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 굴드조차도 그녀가 노래를 부를 때 지나치게 꾸밈을 많이 넣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번 스트라이샌드의 콘서트는 특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콘서트가 그녀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것이라는 얘기 때문이었다. 이런 얘기는 전에도 여러 번 나왔었지만, 스트라이샌드의 나이가 58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이번이 정말로 마지막 콘서트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타일과 스타일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화려한 기교는 앞으로도 스트라이샌드의 특징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녀는 여러 가지 못된 버릇으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면서도 자신을 낮추는 유머로 사람을 웃게 만드는 좋은 친구와 같다. 그녀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http://www.nytimes.com/2000/09/27/arts/27NOT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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