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이슈분석] "금리 상승기조 아직 꺾이지 않았다"

입력 2000-09-25 14:57수정 2009-09-22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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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값 하락반전과 정부의 2차 금융기관 구조조정 발표에 힘입어 채권금리가 25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렇다면 지난8일 이후 보름여동안 이어진 금리 상승세가 꺾인 것일까.

국제원유값이라는 외생변수가 워낙 강하게 작용하는 장세이기 때문에 금리전망이 어렵지만 기조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뀐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채권시장은 원유값에 따라 금리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면서도 좀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먼저 원유값 상승기조가 꺾인 것이냐에 대해 대부분의 채권시장관계자들은 자신없어 하고 있다.

미국이 선거전략으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키로 해 원유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원유값 상승기조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유가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급면에서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우선 정부가 40조원의 공적자금을 추가조성키로 함에 따라 시장을 통해 발행될 예금보험기금채권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이중 3-4조원은 금년중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조원은 부실 금융기관 등에 예보채 실물로 지급되는 등 당장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실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 등의 현금사정이 좋지 않으면 이들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공적자금투입으로 우량채권의 수급이 나빠지는 셈이된다.

내달중 통안증권의 만기액이 6조5천억원으로 이달의 3배 정도 되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차환발행 규모를 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달 소비자물가(전년동기비)가 정부의 억제목표선(3%)를 넘어설 것이 확실해 한은이 마냥 통화를 여유있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의식해 통안증권 차환발행에 적극성을 띨 경우 지금처럼 시장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실기업 퇴출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2차 금융기관구조조정 계획은 중장기적으로는 채권시장을 비롯한 증권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전체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시행과정에서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부실기업의 퇴출을 지금까지 미뤄왔던 이유도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퇴출시킬 경우 시장이 흔들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경제팀이 부실기업의 퇴출이란 중차대한 문제를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매끄럽게 완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집권 초반 힘이 있을 때 서둘러야 할 문제를 질질 끌어오다 정권이 힘이 빠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코너에 몰려 칼을 뺐다는 점도 부실기업 퇴출이 정부의 구상대로 제대로 이뤄질지 낙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부실기업 퇴출문제는 우리경제에 '앓던 이'를 뽑아내는 중대한 문제로 수없이 거론됐었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이 문제가 마무리되면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현정권이 집권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이어서 과연 매끄럽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채권딜러는 "노출된 악재가 현재의 금리에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다시 폭등하지 않는 한 채권금리가 추가로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하락세로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장기금리가 지금보다 0.1-0.2%포인트정도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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