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공기업 민영화로 증시 부양될까

  • 입력 2000년 9월 21일 16시 29분


포항제철,한국통신등 대형 공기업주들이 민영화와 외국인지분 확대등을 재료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막는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한 고육책으로 공기업 민영화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은 21일 외국인 지분을 확대한다는 정보통신부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한때 3900원까지 올랐다가 종가는 전날대비 2000원 오른 6만3500원을 기록했다.

한국통신은 이달초 7만5000원대에서 최근 5만원대까지 떨어졌으나 20일 3500원이 오른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19일 이종목을 8만4000주 순매도했었으나 20일 3만7000주를 매입했고 21일도 4만6000주를 매수해 보유한도를 다 채웠다.

이날 정통부는 한국통신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을 33%에서 49%로 확대하고 2002년 상반기까지 한국통신을 완전 민영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포철도 전날 경제장관간담회에서 1인당 주식 소유한도와 외국인 지분제한을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주가가 이틀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포철주는 20일 2400원이 올랐고 21일은 전날대비 4500원이 오른 8만2000원으로 마감됐다. 이종목은 현재 30%인 외국인 보유한도가 이미 100% 채워진 상태이다.

포철은 3%로 제한됐던 1인당 주식소유한를 폐지하고 외국인들의 보유물량이 3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없앨 방침이어서 앞으로 외국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공기업 민영화가 테마로 형성되면서 한국전력,가스공사등 다른 공기업들도 강세를 나타냈다.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인 이들 공기업주에 대해 외국인도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외국인들은 규모는 작지만 19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은 이미 오래전에 정해졌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해 온 것이 사실.

그러던 것이 지난19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공기업 개혁의 조속한 마무리와 증시 안정을 강조하면서 증시 부양책의 일환으로 갑자기 가속도를 얻은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증시 수급 개선등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을 거의 다 내놓은 상황에서 다시 증시를 안정시킬 묘안을 찾다보니 공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따라 외국인들이 장세에 대한 낙관적 전망보다는 대형주 개별 종목의 호재성 재료를 바탕으로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공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등이 외국인들을 지속적으로 잡아놓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고유가와 대우차 매각, 기업·금융 구조조정등 주요 변수들을 정부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증시에 반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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