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바닥 탈출에 성공한 것일까

  • 입력 2000년 9월 20일 16시 08분


증시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에 성공한 것일까.

9일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종합주가지수가 20일 34포인트나 오르며 600대를 회복하자 과연 바닥에서 탈출해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은 '추세적'반등 보다는 '기술적'반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낙폭 과다와 외국인들의 매수규모 확대에 힘입어 증시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으나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대우차 매각 지연, 고유가, 반도체가격 하락등의 문제중 어느것도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증시 체력이 매우 취약해 조그만 재료에도 주가가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세적 반등은 아직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들이 대거 매수세를 보이다가 23만대를 넘어서자 SBC워버그등에서 매도물량이 나온데서도 볼 수 있듯 대기 매물이 언제든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조팀장은 주가지수 500대에서는 대기 매물이 없어 수급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고 외국인들도 가격메리트를 염두에 두고 매수강도를 높였으나 640∼650선에서는 대기 매물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은 20일 주가 상승의 요인을 낙폭 과다에 따른 가격 메리트와 미국 나스닥시장의 호조에 따른 외국인 매수 확대에서 찾았다.

하지만 반도체 D램 가격이 6달러대로 떨어지고 대우자동차의 매각 성사 여부도 아직 불투명해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주가지수는 550∼650포인트를 오가는 박스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 경계성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누리증권 안동규 이사는 주가 향방의 키는 외국인들이 쥐고 있는데 외국인들의 거래 양상은 유가,반도체 가격, 미국 증시 동향등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해외 변수에 의해 주로 의존하고 있어 전망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한국 국내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분은 대우차를 비롯한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구조조정인데 이들 변수도 쉽사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고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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