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리뷰] 테크노와 댄스가 융화된 마돈나의 14집 'Music'

  • 입력 2000년 9월 20일 12시 10분


마이클 잭슨은 1983년 환상적인 춤과 흐느끼는 듯한 창법이 돋보이는 'Billijean'으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해 코 밑의 점과 금발 머리가 마릴린 먼로를 연상시킨 여성 가수가 자기 이름을 따 데뷔앨범을 발표했으니 그 이름 '마돈나'.

그는 첫 싱글곡 'Lucky Star'에서 "당신은 반드시 나의 행운의 별이 될 것"이라고 노래했고 이듬해 처녀가 남자를 느끼는 과정을 담은 'Like A Virgin'으로 빌보드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마돈나의 경쾌한 행보는 계속됐다. 뇌쇄적인 눈빛과 매력적인 목소리를 무기로 'True Blue' 'Vogue' 등 11곡의 빌보드 1위곡을 발표하며 '팝계의 여왕'으로 자리했다.

그는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다. 콘서트장에서 성행위를 하는 듯한 퍼포먼스로 경찰에 연행됐는가 하면 영화로 눈을 돌려 '애타게 수잔을 찾아서' '그들만의 리그' '에비타' 등에 출연해 배우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역시 음악. 98년 발표한 'Lay Of Light'에서 테크노 음악을 시도하면서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험을 감행했다. 자신이 직접 '매버릭'이라는 음반사를 설립해 앨러니스 모리세트 같은 록 뮤지션을 발굴하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그의 14번째 정규 음반 'Music'은 마돈나의 음악적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Lay Of Light'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 음반은 복고적인 테크노 사운드와 클럽의 댄스 음악이 융화돼 한층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그것은 전작에 이어 윌리엄 오빗과 프랑스 테크노 아티스트 미하베 아마자이가 프로듀싱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일 터이다.

마돈나는 목소리를 기계적으로 변형('Nobody's Perfect')하는 '보코더'를 이용해 테크노의 중심부를 파고든다. 과거의 음악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선보이며 자신의 심오한 음악세계를 드러낸다.

9월16일 현재 빌보드차트 2주 연속 정상에 올라있는 타이틀곡 'Music'이 테크노에 디스코 리듬을 곁들여 흥겨움을 극대화했다면 'I Deserve It'은 차분하면서 관조적인 그의 목소리가 가슴을 적신다. 어쿠스틱 기타 전주와 전자음이 교차되는 'Don't Tell Me'나 돈 매클레인의 원곡을 테크노 버전으로 해석한 'American Pie'도 추천할만한 노래.

이제 마돈나는 과거와 결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Music' 음반을 통해 그는 '댄싱 스타'에서 '아티스트'로 거듭났음을 선언한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음반이 '순수한 마돈나의 표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80년대에 불렀던 음악은 내 것이 아니었다. 테크노 음악을 늦게 알게 된 것이 후회스럽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Music
  - American Pie
  - Nobody's Per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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