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가격 추락‥내년 1분기 최악 전망

  • 입력 2000년 9월 18일 18시 19분


반도체 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질까.

최근 64메가 D램 반도체 현물 시장 가격이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상반기만해도 10달러선에 육박했던 반도체 가격이 6달러 초반까지 급락하면서 해당기업은 물론 무역수지등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3월이 최악〓반도체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은 수급의 불균형과 10월에 내놓을 예정이었던 인텔의 1.13㎓ CPU(중앙처리장치) 시판 연기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또한 독일의 인피니온과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재고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싼 가격에 물량을 대규모로 시장에 풀면서 하락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1·4분기(1∼3월)에 반도체 가격이 최악일 것이며 가격은 원가수준인 4달러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PC시장이 비수기인데다가 외국 반도체 업체들이 결산월(月) 실적을 위해 싼 가격에 물량을 시장에 쏟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지나야 회복 전망〓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64메가 D램의 원가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

더구나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가격 변동폭이 적은 고정 거래선에 대한 판매이기 때문에 가격 급락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그러나 현대전자의 경우 주력이 여전히 64메가 제품이어서 부담이 적지 않고 삼성전자 역시 전반적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세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국제 반도체 가격의 회복시기는 국내 반도체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관련, 관계자들은 올해중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가격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과 함께 반도체 가격의 하향세는 상당기간 국내 증시와 경제 전반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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