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악재만 보일 때가 투자 시점(?)

  • 입력 2000년 9월 15일 17시 54분


한가위를 넘긴 주식시장이 유가 급등,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우자동차 매각 차질이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덮치면서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외국인들은 8월말이후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팔자'우위를 보이며 'Sell Korea'를 본격화하고 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블루칩 종목들은 연일 터지는 악재에 맥을 못추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따라 다음주(9.18∼23일)도 증시에는 어두움이 드리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

한화증권 윤형호 기업분석팀장은 "고유가,대우차의 포드사 매각 무산,반도체가격 약세등은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하는 악재 요인"이라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계속 배럴당 30달러대에서 고공행진을 할 경우 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리고 대부분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대우차의 매각 지연은 채권은행단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우를 비롯한 기업구조조정 문제를 꼬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나 채권단의 조속한 대처가 필요한 사안.

윤팀장은 "외국인의 거래소 시장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은 그동안 과도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인 감이 있어 한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는 차원에서 어느정도의 매도세 지속은 예상할 수 있으나 펀더멘탈에 대해 의구심에 생기면 매도 규모가 예상밖으로 커질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리젠트증권의 김경신 이사는 "기술적 분석상으로 이동평균선들이 역배열 상태를 유지해 전형적인 약세 국면이 진행중"이라며 "거래소의 경우 700포인트, 코스닥시장은 110포인트정도에서 버텨줬어야 장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데 현 주가지수 수준은 괴리가 너무 큰 상태"라고 말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포드의 인수 포기로 대우차를 가져갈 마땅한 임자를 찾기가 힘들어져 매각에 시간이 걸리고 매각 가격도 헐값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우차 매각 무산에 따른 부담이 당분간 증시를 짓누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너무 악재가 쏟아지다보니 '악재만 보일 때가 주식 매수 시점'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500포인트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600선이 붕괴되면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단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고 증시가 아주 컴컴할 때 반등 모멘텀이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가 수렁에서 헤어날 수 있는 모멘텀은 무엇일까.

증시 투자자들의 눈은 일단 정부쪽으로 쏠리고 있다. 정부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고 자금시장을 안정시킬만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링겔'수준의 처방이라도 된다는 것이다.

금융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위해 필요한 공적자금을 하루속히 마련하고 채권안정기금을 추가 조성하며 투신권의 수요기반을 확충시킬 수 있는 비과세 펀드 허용등이 시장에 이미 알려진 금융시장 안정대책.

한화증권 윤팀장은 "무엇보다 공적자금을 조속히 투입해 은행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증시를 호전시키는 재료"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기대하는 것은 국제 유가의 안정. 외부 변수지만 산유국의 추가 증산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밑으로 떨어지면 증시 분위기를 확 바꿀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주가가 너무 빠졌기 때문에 일단 반등 모멘텀이 제공되면 주가가 단기적으로 탄력을 받으며 상승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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