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당시 26개 마을 사라져

  • 입력 2000년 9월 14일 00시 31분


제주 ‘4·3사건’ 당시 군경토벌대의 초토화 작전 등으로 사라진 제주시내 마을이 모두 26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도시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4·3사건 당시 소개(疏開)된 마을 현황을 조사한 결과 노형동 9개소, 오라동 4개소, 외도동 4개소, 이도2동 3개소, 연동 3개소, 화북동 1개소, 아라동 1개소, 봉개동 1개소 등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또 군경토벌대의 작전 당시 이들 마을의 주택 879채가 불에 타거나 부서지는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지난 2월부터 6개월여간 주민 증언과 문헌 조사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라진 마을터의 84%가 그린벨트나 자연녹지로 지정돼 과수원이나 농경지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연동과 노형동 지역의 소개된 마을은 택지개발지구 및 공원지구로 지정된 상태다.

시는 당시 마을터로 이주하겠다는 주민이 많을 경우 자연취락지구로 지정해 상하수도와 도로 등 기반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1948년 4월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좌익무장대의 봉기로 4·3사건이 발발하자 당시 군경토벌대는 좌익무장대와 민간인의 접촉을 차단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 해 10월부터 산간마을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소개작전을 벌였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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