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불고기 화형식으로 해태 구단주에 항명

입력 2000-09-07 15:04수정 2009-09-2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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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제패한 해태. 괄괄한 성격의 선수들이 많은 해태는 우승횟수만큼이나 사연도 많은 팀이다.

이중의 하나가 불고기 화형식. 지난 83년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은 우승 보너스와 숙소 문제로 불만이 많은 터였다.

김용남과 이상윤 등 두 에이스가 건재했지만 경기외적으로 흔들린 해태는 84시즌 초반부터 힘이 빠져 있었다. 그해 4월10일 박건배 구단주는 잠실 MBC전이 끝난 뒤 선수단을 인근의 음식점으로 초대, 회식을 베풀었다.

분위기를 바꾸자는 의도였다. 그런데 웬걸. 식당에 들어오면서도부터 표정이 굳어있던 선수들은 석쇠위의 불고기가 새카맣게 타고 있는데도 불구경만 하고 있었다.

당황한 김응룡 감독이 “뭐 하는 녀석들이야. 어서 먹어”하고 불호령을 해도 선수들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결국 박건배 구단주가 울그락 불그락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퇴장.

불고기 화형식은 몇몇 고참들의 면밀한 각본에 의해 주동됐다. 전년도에 우승을 했음에도 숙소가 등급이 낮은 곳으로 바뀌고, 메리트시스템도 폐지되자 뒤엎자고 결의했던 것.

하지만 사건후 조사 과정에서 고참들은 모르네로 일관했고, 평소 직선적인 성격이었던 김일권이 애매하게 주동자로 찍혀 버렸다. 결국 김일권은 구단 및 김응룡 감독과 불편한 관계가 돼, 훗날(88년) 태평양으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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