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정신력강화시키러 해병대 가는 SK

입력 2000-09-07 14:54수정 2009-09-2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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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도 싫은데 해병대라니.

프로야구 선수들은 예비군 훈련을 싫어한다. 군대 다녀온 사람치고 군복 다시 입고 예비군훈련 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있을리 없겠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은 특히 그렇다.

1년 내내 단체 생활에 얽매어 있는데다 시즌중간에 예비군 훈련이라도 받으면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판국에 SK 선수단은 해병대 지옥훈련에 들어가게 생겼다. SK구단은 최근 모 해병부대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올시즌이 끝난뒤 선수단 전원을 해병대에 입소시켜 정신력 강화 훈련을 받게 할 예정이다.

톡톡 튀는 발상으로 관심을 끌었던 안용태 사장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다. 겉으로는 정신력 강화 훈련이지만 안용태 사장의 속마음은 이렇다.

“꼴찌밖에 못하는 선수들을 박박 굴려서 강팀으로 만들겠다.” 그렇게 해서 야구를 잘할것 같으면 다른팀들은 왜 안했겠나. 초보 사장다운 발상이다.

실제로 80년대 중반 군부대 입소니 산악 극기훈련이니 하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군복을 입고 유격 훈련을 받거나 한겨울 얼음구덩이에 발가벗고 들어가는 사진이 신문 한컷을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정신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안사장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일을 저지르겠다는 자세다.

당연히 선수들은 입이 튀어 나왔다. “우리가 정신력이 없어서 꼴찌했냐, 실력이 없어서 꼴찌했지”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 뿐이다.

서러운게 있다면 꼴찌한 죄일텐데. 어쨌거나 SK는 졸지에 해병대 구경을 하게 생겼다. 공포의 외인구단 같이 SK가 지옥훈련 끝에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다시 한번 구닥다리 훈련법이 유행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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