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주 후반에 저점 매수 시기를 포착

  • 입력 2000년 9월 4일 17시 17분


선물·옵션만기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래소시장은 본격적으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휩싸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은 이번주 내내 주가지수를 짓누르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

이에따라 주중반이후 주가가 한단계 떨어졌을 때 거래소의 우량주를 저점 매수하는 전략과 아예 태풍을 피해 코스닥에서 실적 호전주를 고르는 전략을 적절히 조합하는 투자가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도물량 추이에 주목

4일 주식시장은 우려했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종합주가지수가 681.30로 마감돼 전날보다 10.89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881억원이나 나온 반면 프로그램 매수 규모는 288억원에 머물렀다.

선물시장에서 장세 전망을 어둡게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신규매도 물량을 대거 내놓아 괴리율이 장중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많이 나온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함정운 팀장은 "선물 9월물과 12월물간 가격갭이 현재 0.9포인트인데 이것이 2∼3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지지 않으면 7000억원정도 남아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2월물로 Roll-over될 가능성이 적다"며 대부분의 차익거래 잔고가 오는14일의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만기일)안에 소화될 것으로 보여 프로그램 매도물량 부담이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 초반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규모로 소화되면 주 후반에는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프로그램 매물이 주중반까지 많이 나오면 지수는 단기적으로 크게 빠질수 있지만 그만큼 시장이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수급 부담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4일처럼 하루 800억∼900억원정도씩 프로그램 매물이 소화되면 이번주 후반에는 매수차익 잔고가 3000억∼4000억원수준으로 줄어들면서 12월물 거래가 활성화돼 이월 물량이 늘어날 수 있고, 반면 선물 만기일까지 매수차익잔고가 대규모로 남을 경우 만기일이후에도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점칠수 있으나 어쨌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의 추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거래소 시장의 경우 프로그램 매물 추이를 잘 살펴야 우량주의 저점 매수 시기를 포착할 수 있다.

우량주의 저점 매수 시기는 프로그램 매물이 최고조를 이루어 주가가 바닥일 때인데 과거에는 대부분 선물만기일 당일을 매수 시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누구나 이런 예측을 하면서 선물만기일 당일에 주가가 오른 사례가 많아 당장 8월 옵션만기일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었다.

따라서 우량주를 저점 매수하려는 투자자는 주중반이후 매수차익 잔고 추이와 주가 흐름을 세심히 살피면서 주가가 바닥인 시점을 잘 포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

거래소시장이 더블위칭데이의 마법에 걸려들면서 코스닥에서 대안을 찾으라는 조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코스닥 시장도 수급상황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100포인트가 지지선 역할을 하면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고 무엇보다 프로그램 매물의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신흥증권 김관수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의 공급 과다가 아직 심해 조정폭이 깊고 길게 갈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거래소에 비해 반등 노력이 세차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정부가 내놓은 코스닥시장 안정대책은 코스닥의 구조적인 공급 과다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추석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자금 흐름도 원활하지 못해 코스닥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연기금중 일부가 코스닥에서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투신권도 최근 매수 우위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이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견지하고 있지만 코스닥이 금년초처럼 미국 증시와 동조화를 보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증권 김팀장은 "미국 나스닥에서는 기술주에 대한 검증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코스닥은 수급 악화의 해소 과정이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처한 현실이 다르다"며 나스닥보다는 오히려 국내 거래소 시장이 안정되는 것이 코스닥의 반등을 촉발시킬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의 관심종목은

증시의 투자 분위기가 개선되면 단기적으로 거래소보다 코스닥의 반등 폭이 클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 그러면 코스닥에서는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의 종목을 3부류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거래소와 유사한 종목군인 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다음등 대형주는 거래소와 주가 흐름이 비슷하게 흐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완전히 반대방향인 투기성의 개별종목들로 최근 이상급등을 보인 관리종목들. 이들 종목도 이상 급등뒤에 하락세를 보이며 주춤하고 있다.

마지막은 실적이 우수한 중소형주. 노팀장은 거래소의 흐름에 민감하지도 않고 투기성도 없는 중소형 우량주들이 인기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비테크놀러지,쌍용정보통신,이네트등이 이런 부류의 종목들.

SK투신운용 오재찬 차장은 실적이 좋은 신규등록 종목이 주가 반등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신흥증권 김팀장은 오피콤,네스테크등 하방경직성을 보이는 실적호전주를 관심주로 꼽았다.

LG증권 전 연구원은 실적호전주, M&A(인수·합병)관련주, 업종 대표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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