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스타]러시아 레슬링 카렐린 4연속 金 예약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57분


‘살아있는 신화’.

러시아의 레슬링 영웅 알렉산더 카렐린(33·그레코로만형 130kg급)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없다.

구소련, 독립국가연합,러시아로 말을 갈아타면서 88서울,92바르셀로나, 96애틀랜타 등 올림픽에서만 레슬링 사상 처음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그뿐인가. 12년 동안 단 한차례의 패배도 없이 세계선수권을 9차례나 제패했다. 87년 국내대회에서 세계선수권을 두차례 거머쥐었던 이고르 로스토로츠키에 진게 마지막 패배 기록.

형형한 눈빛에 1m92, 130kg. 골리앗을 연상시키는 카렐린 앞에 서면 상대 선수는 주눅이 들어 힘 한번 못쓰고 당하기 일쑤다.주무기는 ‘카렐린 리프트’로 불리는 일명 ‘안아 넘기기’(상대 엉덩이를 손으로 감싸 뒤로 넘기는 기술).

그가 시드니에서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한다. 99세계선수권에서 카렐린에 패한 헥토르 밀리안(쿠바), 96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세르게이 무레이코(불가리아) 정도가 라이벌로 분류되지만 카렐린의 우승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카렐린은 매트밖에서도 성공한 스타다. 96애틀랜타올림픽 직후 28세의 나이에 중장으로 특진, 러시아내 현역장성 가운데 최연소 기록을 세웠고 현재는 시베리아의 산업도시이자 자신의 고향인 노보시비르스크를 대표하는 하원(두마)의원이다.

그는 태어날 때 몸무게가 5.6kg의 장사다. 점심때마다 양다리를 하나씩 먹어 치우는 대식가인데다 통나무를 걸머지고 눈위를 달리는가 하면 5시간 연속 보트를 끌어올리는 독특한 훈련법으로도 유명하다. 우연히 레슬링코치의 눈에 띄어 운동을 시작했고 대학전공은 의외로 고전 문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좋아하는 오페라 팬이고 바흐와 쇼팽, 쇼스타코비치에 심취해 있는 클래식 애호가이기도 하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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