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SK텔레콤, 왜 떨어지나

  • 입력 2000년 8월 21일 15시 05분


SK텔레콤이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최근에는 여러가지 악재들이 누적되는 경향마저 보이자 외국인들은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21일 오후 2시30분 현재 22만주의 거래속에 메릴린치 5만3300주, 워버그 5만2700주 등 10만주이상의 매물을 쏟아 놓아 주가도 5.06% 하락한 25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부터 120만주의 우리사주 물량 출회도 가능해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다음은 시장에 나돌고 있는 SK텔레콤의 여러 가지 악재 요인들과 SK텔레콤측의 반응이다.

▶우리사주 물량 매물 대기 = 지난해 중순 배정된 우리사주 물량 137만주중 퇴직자 분 등을 제외한 약 120만주가 24일부터 매물화될 수 있다. 당시 유상증자때 SK텔레콤 직원들은 9만5700원에 배정을 받았기 때문에 현 주가수준으로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그러나 SK텔레콤측에서는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는 만큼 직원들이 쉽사리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 논란 = SK텔레콤은 올해 5조5000억원의 매출, 1조원의 순익을 기대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 매출 2조8900억원, 순이익 3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계획만큼 했지만 순이익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당초 올해 단말기 보조금으로 7000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나 보조금 폐지로 상반기에만 예산의 90% 가량이 소요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반기에 이 부분에 비용이 들지 않아 올해 순이익 목표 달성에는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또 가입자를 줄여야하는 처지인 만큼 광고비 축소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C통신 넷츠고 분사 = 증권가에서는 넷츠고가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분사가 공식화된 것은 추가 악재라는 입장이다. 또 500억원을 초기자본금으로 현금 투자하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계속 적자상태인 넷츠고가 조만간 흑자전환이 어려운 데다 벤처성격이 강한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분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 또 넷츠고의 지분 거의 전부를 SK텔레콤이 보유하는 만큼 큰 영향이 없으며 500억원 출자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규모라는 것이다.

▶ 한솔 보유 지분 출회 = 한국통신이 한통엠닷컴(전 한솔엠닷컴) 인수대금으로 지불한 SK텔레콤 주식 180만주의 매물화 가능성도 부담이다. 특히 한솔제지가 보유한 80만주 가량은 조기 매물화가 우려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솔측이 매입을 문의해오는 등 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자신들의 인수가가 주당 34만원 가량인데다 장내 매각시 주가 하락을 부추겨 좋을 게 없는 만큼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IMT-2000 사업 = 정부가 IMT-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동기식을 적극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SK텔레콤에는 악재라는 지적이다. IMT-2000의 초기 시설투자와 사업권 획득을 위한 출연금 등의 비용부담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희망 사업자 대부분이 비동기식 방침을 굳힌 만큼 정부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는 것은 사업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NTT도코모와 전략적 제휴 지연 = SK텔레콤은 올초만 하더라도 올 상반기까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제휴가 지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IMT-2000관련 컨소시엄 구성 등 정부의 정책적 혼선으로 제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입장이며 협상중인만큼 잘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수급상황을 반영하더라도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며 "하반기에 단말기 보조금 폐지 효과와 함께 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가 IMT-2000사업 등 불확실한 요인이 널려 있는 게 사실이고 당분간 약세도 예상된다"며 "그러나 다음달부터 불확실성이 하나둘 제거되면 정상적인 자리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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