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외파 투수들 타격도 "합격점"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47분


조성민
국내프로야구에서 투수가 타석에 서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나 한국인 투수가 활약중인 미국의 내셔널리그와 일본의 센트럴리그에선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방망이를 잡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해외파 투수들은 방망이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20일 시즌 12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한 LA다저스의 박찬호는 올해 2할대 타율(0.208)로 내셔널리그 투수 타격 15위에 올라 있다. 이날도 야수선택으로 한 차례 누상에 나갔다. 시즌 11안타중 2루타 4개에 3타점을 올리고 있는 게 또 다른 자랑거리다.

입단 동기생이자 라이벌인 대런 드라이포트는 올시즌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을 포함해 3홈런 7타점을 기록중이지만 타율(0.160)에선 박찬호에 훨씬 못 미친다.

통산 타율에서도 0.173(19위)에 2루타 11개, 3루타 1개, 16타점을 기록중인 박찬호는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때면 새카만 홈런타구를 펑펑 장외로 날려보내 홈런타자인 게리 셰필드나 에릭 캐로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조성민이 상대 투수를 공포에 떨게 하는 강타자다.

1m94, 95㎏의 건장한 체격인 조성민은 2년 2개월만에 선발로 나선 13일 히로시마전에서 1―2로 뒤진 4회 동점 2루타를 날려 승리의 발판을 스스로 마련했다.

조성민은 98년 올스타전에서 오른 팔꿈치 인대부상을 입기 전인 98년 전반기까지 통산 39타수 13안타 2득점 5타점으로 0.333의 고타율을 마크했다. 이중 2루타는 2개였고 희생플라이도 2개가 있었다. 병살타는 단 1개뿐으로 팀 배팅에도 일가견이 있다.

반면 애리조나의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로 타석에 설 기회가 거의 없어 아직은 그의 방망이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 김병현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타수 무안타를 기록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 활약중인 선동렬은 타격에는 영 재능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대단한 기록의 소유자다. 그는 해태 시절인 87년과 88년 네차례 타석에 나갔는데 88년에는 안타 1개를 날렸고 일본 진출 4년째인 지난해 주니치 드래건스에선 깜짝 2루타를 날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 동시에 안타를 날린 유일한 투수가 됐다.

미국에선 샌디에이고의 우디 윌리엄스(0.314)와 애덤 이튼(0.308)이 3할타자로 활약중(?)이고 통산 타율에선 앨런 왓슨(뉴욕 양키스)이 172타수 44안타로 웬만한 타자에 버금가는 0.256을 올리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