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 구조조정만이 살 길

  • 입력 2000년 8월 14일 14시 59분


현대건설 유동성부족으로 촉발된 이른바 '현대위기'는 완전히 해소 될것인가.

현대가 발표한 자구안을 살펴보면 일단 거액의 부동산 매각,외자유치등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안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다.

다분히 '시장의 눈'을 의식해서다.

그대신 현대는 교환사채라는 금융카드를 십분활용,경영권도 잃지 않고 유동성도 확보할수 있는 '실현 가능성'방안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커다란 특징이다.

현대측이 이번 발표안에 포함시켰던 교환사채란 채권을 보유한 당사자가 일정시일 경과후 발행사가 보유중인 다른 회사주식으로 교환할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를 말한다.

주식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라는 점에서 전환사채와 비슷하나 전환대상 주식이 발행사가 아닌 다른회사라는 점에 차이가 난다.

현재의 증시상황을 고려한 '묘수'(교환사채)라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현대는 이달안으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주식 6.1%(1270만주)를 채권단이 받아 현대건설 회사채를 매입함으로써 2200~2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내달과 10월에는 현대상선 및 현대중공업 주식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대금(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등이 유입돼 단기유동성은 그런대로 안전상태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 채권은행단은 현대의 이같은 점을 고려,현대건설에 대해 자금지원을 해주기로 함에따라 현대건설이 일단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관련,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측도 "채권단이 다음달까지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만기연장해 주기로 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것"이라며 "10월경부터는 차입금 상환이 제대로 이루어질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 6월경 현대건설이 불과 20~40억원의 유동성이 부족해 현대위기를 촉발시켰던 당시 상황과 같은 급박한 단기유동성 부족사태는 최소 올 연말까지는 재연되지 않을것이라는 것이 자금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위험은 현재로선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인것도 사실이다.

중장기적으로 시야를 확대할 경우 자금사정보다는 현대의 살을깎는 구조조정의 성패가 명운을 좌우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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