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美 다우 4개월만에 1만1,000 돌파

  • 입력 2000년 8월 12일 13시 49분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블루칩 주가인 다우지수(DOW)가 거의 4개월만에 1만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도 상승 마감했으나 2/4분기 기업들의 실적부진 우려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해 보합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1일 미국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공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9.04포인트(1.09%) 오른 1만1,027.80에 마감, 거의 넉달만에 1만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지난 4월25일(종가 1만1,125)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48포인트(0.78%) 오른 3,789.47에 마감했다.

주중으로는 다우지수는 2.4%, 나스닥은 0.1% 상승했고 연속 2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초대비로는 여전히 다우는 4.1%, 나스닥은 6.9%의 하락한 상태다.

◆ 미국 금리동결론 강화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다우와 나스닥 등 전반적인 증시 상승세는 금리인상 우려감이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7월중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보합세(0.0%)를 보였고,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core)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경제전문가들은 7월중 생산자물가와 핵심 생산자물가 모두 0.1%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금리인상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JP모건, 시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전통 금융주들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JP모건은 전날보다 2-1/8달러 오르면서 143-7/8달러를 기록했고, 시티는 1-1/4달러 올라 72-7/16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1/8달러 상승한 59-3/4에 마감했다.

증권주 역시 금리동결 수혜주로 인식되면서 상승세를 보여, 온라인 최대 브로커사인 챨스 슈왑이 전날보다 2-1/2달러 오른 39-1/2을 기록하고, 리만 브라더스는 6-21/32달러나 오르면서 132-5/8에 마감했다. A.G.에드워드 역시 1-29/32 오른 54-3/16에, 베어스턴스도 3-1/16 오른 61-7/8에, 도날드 루프킨 제네트도 4-1/8 오른 61달러에 각각 상승 마감했다.

아울러 골드만 삭스의 마크 코헨이 담배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내년도 담배주가 50∼60%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자 세계 최대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대량 거래된 가운데 2-5/16달러 오르면서 31달러에 마감하고, 로우즈(Loews)와 R.J.레이놀즈 역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에렌크란츠 킹 너스바움의 시장전략팀장인 배리 히만은 “금리가 정점까지 올랐다는 느낌”이라면서 “금리동결 시나리오는 매일매일 강화되고 있으며 이런 여건은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주에 대한 실적부진 우려감 부상

그러나 금리인상 우려 완화에도 불구하고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나스닥은 델 컴퓨터의 2/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보고서 발표 이후 기술주에 대한 실적부진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장중 73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 2위의 컴퓨터업체인 델 컴퓨터가 2/4분기 매출이 25%, 순이익은 19%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초 예상치를 밑돌았다. 유럽지역의 판매부진과 데스크탑 PC 수요가 둔화 영향 때문이었다.

살로만 스미스 바니의 리챠드 가드너 분석가는 델의 발표 이후 향후 영업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델의 투자등급을 ‘매수(buy)’에서 낮추고(outperform) 12개월 목표주가도 71달러에서 55달러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날 델 컴퓨터는 실망매물 출회로 전날보다 4-1/16달러나 하락한 37-11/16에 마감했고, 이런 영향이 다른 컴퓨터 장비업체로 전이되면서 휴렛 패커드도 2-1/4달러 하락하면서 110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인텔과 시스코 시스템의 상승세로 나스닥의 지수하락은 가까스로 방어됐다. 이날 인텔은 1-13/16달러 오른 63-13/16에 마감했고, 시스코도 15/16달러 오른 64-5/16에 마감했다.

프리마크 디시즌 이코노믹스의 피어 엘리스 선임연구원은 “나스닥은 여전히 기술제품의 수요가 매분기마다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고 가게 될 것”이라면서 “물가 등 경제지표들이 연준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 이는 블루칩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7월중 소매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확장세가 여전한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특히 7월중 소매판매는 전월비 0.7% 증가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역시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0.4% 가량의 증가세를 예상했었다.

에렌크란츠의 히만은 “생산자물가은 인플레 압력이 거의 없다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소비자 판매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지표간 다소 혼란스런 모습”이라면 경제가 확장세를 그쳤는지 여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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