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비더블유텍' 최종부도 3시장 첫퇴출 불명예

  • 입력 2000년 8월 7일 18시 37분


제3시장(호가중개시스템) 지정종목인 비더블유텍이 유동성 부족으로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최초의 3시장 퇴출종목이 될 운명에 놓였다.

비더블유텍은 한빛은행과 신한은행에 돌아온 7400여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5일 최종 부도를 냈다. 비더블유텍은 유모차 보행기 등 유아용 사출용품을 주로 만드는 회사.

▽‘고위험’ 현실로〓3시장에 진입하는데는 재무 건전성이나 주식 분산상태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감사의견이 적정 또는 한정이고, 통일규격 주권을 발행하면 어느 기업이나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3시장은 지정종목의 장래를 예상하기 어려워 ‘고위험’의 투자처로 꼽혔다.

물론 리스크를 무릅쓰고 유망종목에 투자했다면 ‘고수익’이 뒤따르게 된다. 3시장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것은 이러한 고위험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것.

▽주식은 휴지조각〓증권업협회는 지정종목이 최종 부도처리되면 확인을 거쳐 즉각 지정취소시킨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처럼 퇴출을 앞두고 일정 기간 허용하는 ‘정리매매’도 없다. 따라서 3시장 종목은 최종 부도와 함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다.

비더블유텍은 5월25일 거래개시 이후 누적거래량이 5791주에 그쳤다. 지정취소로 손실을 입은 장내매수 주주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 첫날 액면가(500원)의 10배인 5000원으로 뛰었고 한때 7400원까지 오르면서 기대됐던 기존 주주들의 ‘장밋빛 환상’은 무참히 깨지게 됐다.

▽3시장에 큰 악재〓비더블유텍의 지정취소는 최근 거래대금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부진한 양상을 보이던 3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정종목수가 100개를 돌파했지만 유입세가 크게 줄어들던 신규자금 공급을 차단할 우려가 있는 것.

코스닥증권시장측은 “비더블유텍의 지정취소는 투자자들에게 고위험의 실상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저가주에 집중하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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