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선갑도 '핵폐기장 건설' 파문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59분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연구소가 97년 3월 ‘해양연구기지 건설’ 목적으로 매입한 인천 앞 바다의 선갑도를 핵폐기장 부지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지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선갑도는 1995년 핵폐기장 건설을 추진하다 주민들의 반대와 활성단층 발견으로 무산됐던 굴업도와 불과 15㎞ 떨어진 무인도.

한국해양연구소는 지난달 27일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선갑도(66만5000여평)를 핵폐기장 부지로 정부에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이에 대한 인천시의 입장을 비공식 접촉을 통해 타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선갑도가 핵폐기장으로 완벽한 지질을 갖추고 있지는 않으나 보완하면 폐기장 부지로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지자체의 의견을 들어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시 측은 “이 문제는 해당 지자체인 옹진군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나 옹진군은 지난달 20일 정부의 핵폐기장 유치 공모에 나서지 않겠다고 이미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연구소 측에 전했다. 조건호 옹진군수도 “이미 부적합 판정을 받은 굴업도 인근에 또다시 핵폐기장을 건설하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등 인천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운동본부 박길상 사무처장(38)은 “95년 2월 정부에서 굴업도에 핵폐기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주민들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1명이 사망했다”며 “또다시 선갑도에 핵폐기장을 설치하려 한다면 인천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반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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