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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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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타석에 못 미치는 ‘장외’ 강타자들이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하며 순위 경쟁이 치열한 타격부문 공식 선두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의 김기태(31)와 SK용병 틸슨 브리또(32).
7월31일 현재 타격 수위는 타율 0.359의 해태 장성호. 그 뒤를 올시즌 타격감에 물이 오른 현대 박종호(0.352)가 바짝 따라붙어 있다.
그러나 이들이 경계해야 할 상대는 3위 프랑코(삼성·0.341)나 최다안타 기록 중인 타격4위 이병규(LG·0.338)가 아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김기태가 0.350의 고감도 타율을 보이고 있고 브리또도 타율 0.351을 때려내고 있다.
‘장외’에 있는 이들이 규정 타석을 채우며 ‘제도권’으로 진입하기만 하면 당장 타격 3, 4위가 된다는 얘기.
시즌 직전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결장이 많았던 김기태는 규정 타석(279)에서 63타석이 부족해 20경기 이상을 더 소화해야 되는 입장. 팀이 이제 90경기를 소화했으니 그가 시즌내 규정 타석을 소화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대체 용병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한달 늦게 시즌에 합류한 브리또는 규정 타석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 규정 타석(294)에 불과 4타석만 부족해 이번 주에 ‘제도권’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제도권’ 강타자들이 떨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김기태와 브리또의 타격 감각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기 때문.
삼성 주장 김기태는 6월25일 김용희감독 출장정지 징계가 있자 삭발을 단행했다. 효험을 봤는지 무너져가던 삼성은 13연승을 달리는 등 부활했다. 팀뿐만이 아니다. 김기태는 7월 한달간 20경기에 나와 70타수 34안타로 공포의 타율 0.486을 기록했다. 타율은 물론 홈런(8개) 타점(31) 모두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들. 게다가 연속경기 타점 행진이 10으로 최다 연속경기 타점기록(11)에 단 한 개 부족한 상태다.
브리또는 꼴찌팀 SK의 연패를 끊어내는 ‘가위손’. 6일 롯데전에서 결승타를 쳐내 11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더니 13일 최강팀 현대전에서도 4타수 3안타 4타점에 결승 2점 홈런으로 팀을 5연패에서 건져냈다.
브리또는 팀의 유격수로 수비에서도 남다른 활약을 보여 코칭스태프로부터 ‘귀화시키자’는 최고의 칭찬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슬라이딩 부상의 여파로 오른쪽 손목 통증이 심하지만 내색않고 매사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