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기태 몸값 폭등 조짐 보인다

  • 입력 2000년 7월 31일 10시 56분


`캡틴' 김기태(30·삼성)의 몸값이 올 겨울 폭등할 조짐이다.

올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김기태는 일찌감치 올 FA시장의 최대어로 떠올라 이적 여부에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올 겨울 FA 시장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는 처음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김기태, 강석천(한화), 홍현우(해태), 김응국(롯데), 김상진(삼성), 최창호(LG) 등과 지난해 FA를 신청하지 않았던 장종훈, 한용덕(이상 한화) 등 대략 15명.

이승엽(삼성)이 출현하기 이전까지 국내프로야구 최고의 왼손타자로 불렸던 김기태는 FA 신청 예상 선수 중 단연 `군계일학'이다.

김기태는 올시즌 초반 무릎부상으로 한달 여 결장하기도 했지만 7월이후 삼성의상승세를 주도하며 31일 현재 타율 0.350, 16홈런, 48타점을 기록중이다. 무릎 부상으로 30경기나 결장했던 선수의 성적으로 믿기 어려운 기록이고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친다'는 김기태의 진가를 유감없이 말해 주는 성적표다.

특히 승부처에 유독 강한 `클러치 히터' 김기태는 25일 두산전에서 6안타를 날려 한 경기 최다안타 신기록을 수립했고 최근 10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는 등 후반기 순위경쟁이 가열될수록 방망이가 달아오르고 있다.

김기태의 가치는 그라운드가 아닌 클럽하우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겨울 김기태는 텃세 세기로 소문난 삼성으로 이적한 지 1년만에 주장으로 발탁됐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김기태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모래알 군단'으로 불리는삼성 선수들을 결집시켜 줄 것을 기대했었고 예상대로 삼성의 팀컬러는 달라졌다.

5월초 김용희 감독은 팀 성적이 난조를 거듭하자 부상으로 뛰지도 못하는 김기태를 1군 덕아웃에 올려 선수들을 독려하게 만들었다.

또 지난 6월25일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집단 퇴장사건이후 김기태가 보여준 `삭발 투혼'은 삼성이 13연승을 거두는 데 크나큰 원동력이 됐다. 때문에 삼성은 김기태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올 시즌 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타 구단의 김기태 영입작전도 만만치 않아 몸값이 천정부지로 뛸 것으로보인다. 더욱이 김기태의 `친정'으로 자처하고 있는 SK는 4번타자를 맡겨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김을 데려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김현욱과 함께 쌍방울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역대 최고액인 20억원에 현금 트레이드됐던 김기태는 올 겨울 FA 최고 몸값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있다.

천병혁/연합뉴스기자 shoeles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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