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KGI증권사장 "인간중심적 접근으로 틈새시장 노릴것"

  • 입력 2000년 7월 23일 19시 03분


‘대만의 장기철’이 한국 금융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20일 KGI증권 사장에 선임된 마이클 창(36). 수수한 외모의 단신(短身)이지만 대만과 홍콩 증권가에서는 이름을 떨친 선물트레이더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다.

대만의 지선증권에서 일했던 96년경에는 대만의 파생상품 전체 약정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98년 선물약정 성과급으로 30억원을 받았던 장기철 대신증권 목포지점 부장에 비길 만하다. 창사장은 경력을 확인하려 하자 “운이 좋았을 따름”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관한 한 “1년 이내에 한국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0.79%에서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등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한국시장 공략 무기는 의외로 부드럽다.

“‘인간중심적(human)’ 접근이다. 고객에게는 최상의 상품을 제공하겠다. 사장과 평직원이 같은 층에서 공간만 칸막이로 나눠 일하는 KGI그룹의 문화를 그대로 적용하겠다.”

별로 새로울 게 없는 경영전략이다. 하지만 “KGI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이런 평범한 전략이 놀라운 결과를 낳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KGI증권의 모회사인 KGI그룹은 대만 최대기업인 구스그룹의 금융자회사로 97년 20여명의 직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중국 등지를 파고들어 불과 3년여만에 3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배경을 감안할 때 “아시아자본의 한국기업에 대한 M&A에서 KGI증권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일리있게 들린다.

얼마 전까지 본사 M&A 책임자로 있을 때 거의 매일 기업탐방을 한 덕분에 대만 상장기업의 5분의1가량의 소유주를 알 정도로 발이 넓은 점도 큰 재산.

그는 “한국은 금융시장은 취약하지만 하이테크 분야는 세계 일류 수준이어서 매력적인 M&A 대상”이라고 말했다. 창사장은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하는 랩어카운트형에서 한단계 발전한 상품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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