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강세 불구 코스닥 추락…동조화 깨져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33분


미국 나스닥시장은 훨훨 날고 있는데 코스닥시장은 연일 추락하고 있다.

기술주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로 나스닥지수는 4일째 연속상승한 다음날인 18일 코스닥지수는 연 사흘째 하락했다.

▽주가지수 동조화 왜 깨지나〓국내변수가 압도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 지속, 주가조작사건 이후 투자심리 악화, 거래소로 매기 이전 등 악재로 인해 코스닥은 당분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외국인의 비중이 미미하고 기술주 업종이 통신, 인터넷업종 등으로 한정돼 있어 5월말 이후 나스닥의 반도체랠리에 따른 혜택도 거래소에 비해 적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의 체질이 다르고 실력 차이가 크다는 점도 거론된다.

나스닥 기술주들이 7월 둘째주부터 미 증시의 주도권을 확보한 것은 야후를 필두로 예상을 뛰어넘는 2·4분기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고태봉 연구위원에 따르면 14일까지 실적 발표한 112개 나스닥종목중 81개(72%)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2·4분기 기업수익 발표가 마무리되는 7월말부터 8월 금리인상 여부와 경기둔화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게 되면 기술주 주가가 또다시 약세로 전환할 것”(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이라는 예상도 있으나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실적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

이에 반해 코스닥을 대표하는 기술주들은 생긴 지 몇 년 안 돼 실적은 물론 성장성 면에서도 아직 검증절차를 끝내지 못한 상태. 고 연구위원은 “특히 상당수 국내 대형 닷컴기업들은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장세 대응전략〓코스닥 종목들의 상반기 실적은 8월15일경에 집중발표된다. 이에 앞서 7월말까지는 매출액 추정치가 각 증권사에서 발표될 전망이다. 이익 관련 추정치는 7월말∼8월초는 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적 확정치가 나오기 전까지 코스닥 종목 주가는 미래를 보여주는 미국 동종업종의 평균실적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LG투자증권 박종현 코스닥팀장은 “이익 지표보다는 매출액 성장률을 보고 이익 중에서는 이자수익 등 영업외이익보다는 영업이익을 중시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즉 본업에서 최소한의 실적은 내고 있는 성장성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라는 것.

박팀장은 “닷컴기업의 경우 사업초기 단계에 광고 및 마케팅에 돈을 많이 쓰는 게 당연하고 본업과 관련 있는 사업을 하는 다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지분투자가 어느 정도까지는 바람직한 면이 있으나 지나치면 한눈을 파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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