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정부, 세계보건기구, 시민단체 등의 금연운동 덕인지 세계적으로 담배소비 감소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환경단체인 월드워치는 최근 세계의 담배소비는 1990년에 비해 11%나 감소했으며,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42%와 19%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은 금연 후진국 의 오명대로 담배소비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15세 이상 남성 흡연률이 세계최고인 68.2%로 나타났다.
▷ 선진국의 담배소비 감소와 개발도상국의 증가 현상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담배회사의 전략이다. 담배회사들은 1954년 이후 흡연피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1000건 이상 제기된 미국 등에서는 시장 확대에 곤란을 겪어 왔다. 그들은 '연기 적게 나는 담배'등 신제품도 크게 성공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개발도상국에 다양한 판촉기법을 동원해 시장 확대를 꾀했다.
▷ 지난주 미국 5대 담배회사는 플로리다주 흡연피해자의 집단소송에 따른 배심원 평결에서 1450억달러(116조원)의 손해배상 지불명령을 받았다. 명령대로라면 담배회사들은 파산에 이르게 된다. 아직 재판절차가 남아있어 꼭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평결은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흡연피해자와 가족 등 30명이 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호흡곤란으로 숨진 사람의 유족이 간접흡연을 사망 원인으로 들어 제기한 소송 등이 진행중이다. 차제에 정부는 담배정책, 흡연자의 건강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